등록 : 2019.07.03 20:40
수정 : 2019.07.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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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한 노동자가 이란의 부쉐르 외곽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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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합의 일방 탈퇴 맞서 2단계 조처
로하니 대통령 “농축도 상한 지키지 않겠다”
이란 핵무기 개발 재개하면 중동 핵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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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한 노동자가 이란의 부쉐르 외곽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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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핵합의 탈퇴를 연일 위협하면서 중동 핵위기가 재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오는 7일(현지시각)부터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 상한(3.67%)을 지키지 않겠다고 3일 발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열린 내각회의에서 “오는 7일부터 우라늄 농축도는 3.67%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핵합의에서 약속한 이 상한을 제쳐두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 농축도를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 (합의한) 일정과 계획대로 핵합의 의무(이란과 교역·금융 거래)를 지키지 않는다면 이란은 아라크 중수로도 핵합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은 핵합의에 따라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쉬운 중수로를 연구용으로 개조하고 있으나 이 원자로의 설계 변경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고농축우라늄(HEU) 보유와 직결된 우라늄 농축도 상향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에서 비롯된 이란 핵위기가 핵합의(2015년 7월) 타결 4년 만에 다시 중동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이란이 이에 맞서면서 양국 간 대치에 따른 긴장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일어난 유조선 2척 피격과 미군 무인기 격추에 이어 이란의 핵합의 탈퇴까지 본격화하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모를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만 “유럽이 핵합의를 시한(7월6일) 몇 시간 전에라도 제대로 이행하면 우리는 이런 조처를 되돌릴 것이다. 상대가 100% 지켜야 우리도 100% 지킬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한 지 1년만인 지난 5월8일 핵합의에서 약속한 핵프로그램 동결·축소 의무 가운데 3.67%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LEU)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또 당시에 60일(7월6일) 안으로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 등 핵합의에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우라늄 농축도 상향과 같은 2단계 조처를 하겠다고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 한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를 넘겼다고 발표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를 확인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한 발씩 다가간다면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세로 중동이 ‘핵 경쟁’의 소용돌이로 휩쓸릴 위험성도 커진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담당 국무장관은 1일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중동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 “어떤 수준이라도 이란 정권이 우라늄을 농축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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