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6 16:36
수정 : 2019.09.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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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스라엘 대통령궁에서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오른쪽)이 집권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차기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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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선 제2당에도 야권 분열로 연임 기회
42일 내 의석 과반 넘길 연정파트너 구해야
검찰, ‘부패’ 혐의 기소 가능성…정국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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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스라엘 대통령궁에서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오른쪽)이 집권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차기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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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우파 정치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정부 구성권을 거머쥐면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서 기사회생할 기회를 얻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25일 네타냐후 현 총리에게 연립정부(연정) 구성권을 부여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권과 국민에게 ‘단결’을 주문했다고 <와이넷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최대 42일 안에 연정을 꾸려야 한다. 기한 안에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리블린 대통령은 다른 정당에 정부 구성권을 주게 된다.
최다 의석 정당이 아닌 제2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것은 연정 구성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7일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32석을 얻어, 중도 성향의 청백당(33석)에게 제1당 지위를 넘겨줬다. 그러나 의회 전체 120석의 과반(61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은 까닭에, 정국 주도권을 놓고 정치 세력간 물밑 싸움이 치열했다.
초기엔 이번 총선에서 약진한 아랍계 정당 연합(13석)이 “네타냐후를 축출하기 위해” 청백당 지지를 선언하면서 네타냐후 시대가 저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런데 아랍계 정당 연합에 참여한 발라드당(3석)이 군인 출신인 베니 간츠 대표의 이념이 네타냐후 총리와 큰 차이가 없다며 지지를 철회했다. 이 바람에 간츠 지지 정당들의 의석수가 줄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뜻밖의 어부지리를 챙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중 여러 건의 부패 혐의로 수년째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으며, 이번 총선에서 제1당 지위를 잃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 검찰이 다음달 네타냐후 총리의 뇌물 수수와 사기 등 3건의 혐의에 대한 기소를 앞두고 사전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의 연정 구성은 이번에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킹 메이커’로 부상한 강경우파 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이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로선 이들의 마음을 돌리거나 좌파 진영의 이탈표를 끌어내야 할 처지다. 현지 일간 <하레츠>는 26일 “간츠 대표가 부총리를 맡아달라는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기소되면 간츠에게 모든 권한을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5월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에 못 미친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끝내 실패하면서 의회를 해산하고 이번에 다시 총선을 치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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