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의 길거리 등에서 텐트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은 1일 강진과 지진해일의 대재앙이 일어난지 7일째를 맞았지만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구호품을 거의 공급 받지 못하고 있다.
도로변 인도에서 밤을 새운 시슬라(38.주부)는 "반다 아체 공군기지에 외국 수송기들이 잇따라 도착하는데 구호품을 나눠준다는 소식은 없다"면서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슬라는 "악취를 막기 위한 마스크는 일부 나눠주는 것을 봤다"면서 "그러나 먹기 위한 비상식품이나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 텐트 등은 아예 볼 수가없다"고 말했다.
또 만디리(28.점원)는 "구호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디를 가야 식량을 얻을 수 있는 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면서 "통신 두절로 우리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반다 아체 공군기지에 구호품을 싣고 도착한 호주 공군의 리처드(24) 상병은 "어제 밤 호주를 출발해 생수와 라면, 과자류를 갖고 왔다"면서 "배급은 인도네시아군 소관 사항"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기자들도 "반다 아체 인근 도시인 메단의 폴로냐공항이나 자카르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군기지에는 국제사회가 지원해준 각종 구호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시 주정부 청사가 마련된 반다 아체 주지사 관저의 한 관계자는 "인력도 부족하고 정신이 없다"면서 "특히 헬기나 트럭 등 운송장비가 부족해 대책이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심리적 공황에 빠진 반다 아체주 주민과는 달리 자카르타의 고급 호텔 등지에서는 부유층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초호화 파티를 벌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사 기자들이 전했다. (반다 아체<인도네시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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