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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대통령’ 꼽히는 불가촉천민의 영웅
세계 인구 6명중 1명은 인도인이고, 인도인 6명중 한명은 달리트(불가촉천민)이다. 수천 년 동안 인도 신분제도 카스트의 가장 밑바닥에서 인간 이하 취급을 받던 달리트 출신으로 인도 중앙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된 나렌드라 자드하브(52)가 인도인들의 영웅으로 주목받고 있다.많은 인도인들은 자드하브가 재무장관이나 미래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1억6천만명의 달리트들은 그가 곧 중앙은행 총재가 되면 지폐마다 ‘천민’인 그의 서명이 들어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지는 12일 보도했다.
인도의 달리트들은 ‘전생의 죄 때문에 천하게 태어나 고행을 해야만 다음 생에서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배우며 평생 천대 속에서 살아간다. ‘보통’ 사람과 같은 우물에서 물을 뜰 수도 없고 화장실 청소 등을 도맡아 하며 심지어 ‘더러운 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허리춤에 빗자루를 매달고 다녀야 했다.
자드하브의 부모는 어느 날 이런 삶에 반기를 들고 몰래 대도시 뭄바이로 도망쳤다. 그리고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도시 빈민가에서 살면서 ‘감히’ 자식들에게 교육을 시켰다. 자드하브의 첫 장래희망은 갱이었지만, 천민인권운동에 참여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정부 장학금으로 공부에 열중하게 되면서 결국 촉망받는 경제학 박사가 됐다. 그가 부모와 가족의 이야기를 쓴 책 <언터처블스>는 여러 나라말로 번역됐고, 영화로 만들어져 11일 미국에서 개봉됐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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