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1 16:15
수정 : 2019.08.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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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대만 동북부 일란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해변을 따라 걷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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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개별관광 전격 중단에 강력 반발
“중국민 이동의 자유도 제한한 것”
행정원, 여행업계 지원 긴급 예산 편성
현지 매체 “노골적 선거 개입…유권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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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대만 동북부 일란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해변을 따라 걷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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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격적인 ‘개별관광 금지’ 조처에 대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만 행정원은 여행업계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긴급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만 <타이완 뉴스>는 1일 콜라스 요타카 행정원 대변인이 “중국 당국의 대만 개별관광 금지는 양안(중국-대만) 간 인적교류를 가로막는 것뿐 아니라, 중국민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개별관광 시범운영에 관한)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거만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대만 관광청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올 상반기 대만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6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약 167만명이며, 절반 이상이 개별관광을 위해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시보>는 전문가의 말을 따 “개별관광 금지 조처가 내년 1월 대선 때까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중국인 관광객이 약 70만명 감소하면서, 여행업계 등에 9억달러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 가능성이 높던 2016년 대선을 앞두고도 관광객 제한 조처를 통해 대만을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대선까지 6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빨리 중국이 ‘유커’ 카드를 꺼내 들면서, 대만 여행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만 행정원은 하반기 여행업계 지원을 1억1580만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타이베이 타임스>는 전했다.
대만 현지에선 중국의 일방적인 조처에 대해 “2020년 1월 치러질 대만 대선에 대한 노골적 개입이자, 대만 유권자를 겨냥한 압박”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만 정부의 홍콩 ’반송중’ 시위 지지에 대한 보복이란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관광객이 대만의 민주적인 선거 과정을 지켜보거나,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여론도 있다는 점을 느끼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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