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2 16:53
수정 : 2019.08.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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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난징의 창안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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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등 대규모 해외투자 봇물
기술력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까지
선진개발국 진출 장기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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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난징의 창안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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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호황을 누려온 내수 시장이 정체되면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앞다퉈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선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겨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 “애초 내수 판매조차 어려웠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업체와 기술 경쟁을 통해 품질을 높인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도 자국 업체의 해외 진출을 통한 ’자동차 굴기’를 적극 독려해왔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는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와 타이에 잇따라 현지 공장을 짓고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문은 “상하이자동차가 지난 6월 인도에서 6개월 내 판매를 목표로 내놓은 스포츠 실용차 ’엠지 헥터’는 4주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며 “인도 자동차 시장(연간 350만대)은 중국(2800만대) 시장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 토종 기업인 창청자동차도 지난 6월 러시아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베이징자동차는 지난해 아프리카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했다. 앞서 볼보를 소유한 지리자동차는 2017년 러시아와 동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벨라루스에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 공장을 열었다. 이 업체는 같은 해 말레이시아 프로톤 자동차의 지분 절반을 인수한 뒤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영국에서도 2년 전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다.
신문은 “서구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 이후 3~4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상표를 알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긴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미국 자동차 업체가 속속 철수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10년 이상 손해를 볼 각오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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