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5 15:17
수정 : 2019.11.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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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오후 홍콩 침사추이 구룡(kowloon) 파크 수영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홍콩 구의원선거 후보자와 참관인 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홍콩/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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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민주 압승으로 “시위 더 격화할 듯” 분석
외신들 “시위대 더 강고한 싸움 이어갈 것”
정치분석가 “베이징, 양보않고 강경노선 고수”
당선 민주파 후보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
홍콩 노동당 “시위대 땀과 피, 눈물이 이뤄낸 것”
친중파 패배 후보 “세상이 완전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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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오후 홍콩 침사추이 구룡(kowloon) 파크 수영장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홍콩 구의원선거 후보자와 참관인 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홍콩/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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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452명) 선거 개표 결과 범민주 진영이 무려 40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두고 친중국파 진영은 60석에도 못 미치는 참패를 거둔 것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이번 압승에 따라 홍콩 시위는 “더 격화될 것같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6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홍콩 거리 점거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레스터 셤은 이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서 선거 승리에 감정이 복받친 듯한 표정으로 “홍콩 당국은 우리의 5개 요구사항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 우리는 기쁜 오늘 밤을 보내고 내일은 안식을 취할 것이다. 하지만 모레부터 홍콩의 미래를 위해 더 가열찬 싸움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범민주파 후보 헨리 신 호파이 의원은 이날 <에이피>(AP) 통신에 “오늘 우리 후보들의 승리는 작은 전투에서 이긴 것이지만, 홍콩 시민들로서는 더 큰 전쟁에서 이길 결정적 기회를 갖게 됐다.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범민주파 의원들의 압도적 승리에 홍콩 민주파 캠프는 “홍콩 시민들의 조용하고 절제된 승리”라며 환호하고 있다. 승리한 민주파 당선자들은 시위대가 요구해온 홍콩 행정·입법 지도부에 대한 자유 직접선거를 보장할 것을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당장 요구하고 나섰다.
홍콩 정치분석가 윌리 람은 이날 투표결과에 대해 “혁명과 다름없다. 홍콩 행정당국과 베이징의 홍콩 정책에 대한 깊은 거부가 표현된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그는 특히 “범민주파의 선거 압승은 베이징에 캐리 람 행정장관 해임을 재촉하게 될 것인데, 동시에 홍콩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도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홍콩 시위대는 이번 선거 승리를 시민들의 명령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강고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베이징도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시위대의 좌절감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범민주파의 압도적인 승리 이후 홍콩 시위가 더 격화될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딕슨 싱 홍콩과학기술대 강사(정치학)도 이번 선거 이후 홍콩 시위가 한층 수그러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베이징과 홍콩 당국의 강경 정책에 대한 거부에 해당한다. 범민주파가 홍콩 행정장관 선출 간접선거인단에서 117석을 얻게 돼 민주파 영향력을 강화하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베이징은 시위대에 대한 강경 노선을 굽히지 않을 것이고 시위대에 대한 어떤 양보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의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의장인 우 치-와이는 이날 “유권자들은 가장 평화적인 방식으로 홍콩은 결코 경찰 국가, 권위주의 체제가 돼가는 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표시했다”며 “홍콩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와 시민들의 의견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민주파 블록을 이끌어온 또다른 축인 홍콩 노동당은 “이번 선거 결과는 (시위대의) 땀과 피 그리고 눈물이 이뤄낸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대표적인 친중국파 후보로 분류돼온 주니어스 호는 깜짝 놀랄만한 자신의 선거 패배 직후 페이스북에 “세상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올해 홍콩은 완전히 미쳤다. 이번 선거도 완전히 비정상적이고 선거 결과도 이해할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글을 올렸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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