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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03 18:16 수정 : 2019.06.03 20: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3일 영국 런던 외곽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국민보건서비스도 미-영 무역협정에 포함돼야”
NHS는 영국 사회복지의 상징…영국 조야 반발
미국대사, 농산물시장도 개방 확대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3일 영국 런던 외곽의 스탠스테드공항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미국이 영국 사회복지의 상징인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시장개방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압박에 나섰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미국과 맺을 무역협정에 이 분야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다.

우디 존슨 영국 주재 미국대사는 2일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무역협정을 협상할 때 영국 경제의 모든 분야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보건서비스도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전체 경제가, 교역이 이뤄지는 모든 것이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1948년 도입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상의료를 원칙으로 하는 대표적 의료보장 체계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사회복지 체계를 선도한 상징이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보건장관이자 차기 보수당 대표 도전자인 맷 행콕은 “국민보건서비스는 거래 대상이 아니고, 어떤 협상에서도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나의 명확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노동당의 존 애슈워스 의원은 “미국대사의 언급은 끔찍하다”며 “노딜 브렉시트의 진정한 후과가 트럼프와의 무역협정에 이어 우리의 국민보건서비스가 매물로 나오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존슨 대사는 농산물 통관 기준 완화 등도 요구했다. 그는 영국이 수입을 허가하지 않는, 화학물질인 염소로 살균하는 미국산 닭고기를 거론하며 “영국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협정이 필요하다”며 “미국 상품이 들어와, 영국인들이 좋아하면 사는 것이고 싫어하면 안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7일 물러나는 테리사 메이 총리를 이을 차기 총리를 겨냥해 중국 화웨이 제품의 사용 중단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2016년 대선 때 자신을 비판한 일로 메건 마클 왕자비에 대해 “그렇게 못됐었는지 몰랐다”고 하는 등 구설을 계속 야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영국 조야는 거듭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존 버커우 하원의장,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는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 참여를 거부했다. 대규모 시위도 4일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부터 2박3일의 영국 국빈방문을 시작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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