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4 00:56
수정 : 2019.08.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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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에비아섬 대형 산불. 2019.08.14. 연합뉴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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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간 총리도 급히 복귀…“숨쉬기도 어려운 상황”
그리스 아테네 북쪽 에비아섬의 자연보호구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AP·AFP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당국은 220명 이상의 소방관과 소방차 75대, 항공기 6대, 헬기 7대 등을 투입, 불길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길이 번지면서 인근 3개 마을 주민 수백명에 긴급 대피령이 떨어졌다. 특히 인근에 있는 수도 아테네 하늘까지 검은 연기로 뒤덮여 화재 규모를 짐작게 했다.
화재 지역의 한 관계자는 "불길이 사방에서 솟아오르고 있으며,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도 "화염이 20∼30m 높이로 치솟고 있다"면서 "해가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로선 아무것도 태울 게 남아 있지 않을 때에서야 비로소 불길이 잦아질 것"이라며 진화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화재는 이날 오전 3시께 발생했으며,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인근으로 번졌다고 현지 ANA 통신은 보도했다. 그리스 당국은 화재에 따른 유독 가스가 노약자·어린이들의 호흡기나 심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실내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했다.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고향인 크레타섬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화재 대응을 위해 업무에 급히 복귀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필요하다면 더 많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산불에 따른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에비아섬은 크레타섬에 이어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그리스는 건조한 여름철 산불 빈도가 잦은 편이다. 특히 최근들어 40도 안팎의 폭염과 강풍이 연일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산불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당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작년에는 아테네 북동쪽 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이는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산불 참사로 기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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