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10:22
수정 : 2019.09.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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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4일 의회에서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관계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불허하는 유럽연합법안에 대해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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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가 요구한 조기총선은 부결
존슨, 취임 1달만에 국정운영 능력 상실 위기
브렉시트 자체가 미궁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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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4일 의회에서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관계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불허하는 유럽연합법안에 대해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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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과연 유럽연합을 탈퇴할 수 있을까? 영국 의회가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감수할 수도 있다고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브렉시트 자체가 점점 미궁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하원은 4일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관계을 맺지않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는 유럽연합법안을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28표 차로 통과시켰다. 이 법이 상원에서도 통과되면, 존슨은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관계 합의가 없더라고 오는 10월31일이 기한인 유럽연합 탈퇴를 감행하겠다는 노딜 브렉시트를 할 수 없게된다.
이 법안 통과에 반발한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르자는 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찬성 298표, 반대 56표로 부결됐다. 조기총선이 치러지려면, 하원 전체 의석인 650석의 3분의 2인 434명이 찬성해야 한다.
노딜 브렉시트를 불허하는 유럽연합법은 정부가 유럽연합 정상회의 다음 날인 10월19일까지 정부가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노딜 브렉시트’에 대해 의회 승인을 얻도록 규정했다. 정부가 의회로부터 노딜 브렉시트를 승인받지 못하면, 총리는 유럽연합에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인 2020년 1월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장 요청을 하도록 했다. 총리는 유럽연합이 3개월 연장을 수용하거나, 별도 제안을 내놓아도 수용해야 한다.
노딜 브렉시트를 불허하는 유럽연합법이 통과되고, 조기총선도 무산됨에 따라, 존슨 총리는 자신이 구상하는 브렉시트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심대한 타격과 제한을 받게 됐다. 노딜 브렉시트로 불사하겠다는 존슨의 강경한 브렉시트 정책에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반발이 커져, 이날 유럽연합법 표결에서 보수당에서는 21표의 반란표가 나왔다. 지난 7월말 취임한 존슨 총리는 첫 하원 표결에서 잇따라 패배한데다, 보수당의 내부 반란까지 심화돼 국정 장악력을 사실상 상실할 위기에 빠졌다.
브렉시트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넘어 그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보수당 내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상원에서 유럽연합법 통과를 지체시킬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10월14일까지 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자동폐기되는데, 의회는 다음주터 10월14일까지 휴회한다.
조기총선 가능성도 남아있다. 노동당 쪽은 유럽연합법이 통과되어 발효되면, 조기총선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기총선에서 보수당이 패배하면, 브렉시트를 놓고 국민들이 의사를 다시 묻는 국민투표를 다시 할 수도 있다.
결국 향후 영국의 브렉시트는 유럽연합법 통과 여부, 이에 따른 존슨 총리 정부의 브렉시트 전략, 조기총선 실시 여부, 조기총선이 실시된 이후 의회 지형 등이 수없이 많은 변수들에 작용받게 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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