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5.19 18:58 수정 : 2006.05.19 18:58

고개드는 비관론 왜?
중국 생산-미국 소비가 ‘상생’ 이끌어와
미 물가불안·금리인상 경기둔화 빨간불
주요국 성장세 여전…‘연착륙’ 가능성도

2003년 이후 4년 가까이 지속돼온 세계경제의 호황구도가 고유가, 달러화 약세, 각국의 통화긴축 등으로 인해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이런 비관적 시나리오의 현실화에 대비해서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위험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개 드는 비관적 시나리오=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19일 전경련에서 ‘하반기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지난해(4.8%)보다 높은 4.9%로 상향조정했지만, 달러화의 신뢰성 저하가 지속되면 올해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하반기 우리 경제가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으로 소비와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몇년간 세계경제가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값싼 공산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하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미국이 내수회복을 위해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하고 외국의 상품을 계속 사두며 ‘세계의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경기과열로 인한 물가불안 때문에 금리를 계속 올린 데 이어 유가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과 중국의 합작품인 ‘인플레 우려 없는 호황’ 구도가 금가기 시작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인 0.5%보다 높은 0.6%로 확인되면서 미국 주가가 급락한 것을 신호탄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고유가 충격을 자체흡수해 가격에 전가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면서 성장이 둔화돼, 호황시대가 막을 내리는 시나리오로 연결된다. 여섯달 뒤 경기를 보여주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2~4월 석달 연속 하락한 것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경기위축,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이 동시진행되면 미국인들은 소비를 줄인다. 미국이 허리띠를 졸라매면, 세계 최대 시장을 잃게 되는 전세계도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김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미국의 경기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 수출기업들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착륙 가능성, 없는 건 아니다=최근 세계경제의 비관적 시나리오가 고개를 드는 것은 미국 주가폭락에 따른 전세계 주가폭락 도미노 현상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 크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이엠에프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잠재성장률(3.2%)을 웃도는 것이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도 애초 경제연구소 전망치인 9%를 뛰어넘는 10%를 기록해 경기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벗어난 일본은 기운찬 내수회복으로 올해 2%대 성장이 예상되고, 유럽 경제도 호전 기미가 뚜렷하다. 김철주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금융시장의 단기적 변동(주가폭락)과 실물경제를 동일화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미국 경기하락에 대한 위험요소는 있으나, 버냉키 체제의 미국 정책당국이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