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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1 17:38 수정 : 2006.12.11 17:38

미국과 교역 비중 줄고, 독일 등 수요 살아나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가 감기를 앓는다’는 얘기는 이제 흘러간 이야기인가?

2001년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 때 유럽연합의 성장률도 뚝 떨어졌다. 5년이 지난 지금의 사정은 딴판이다. 미국에서 주택경기 하강과 달러화 약세 등의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유럽은 여전히 자신감으로 충만한 상태라고 외신은 전했다.

유로존(유로화 단일 통화권)은 올해 2.7%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과거 5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이 1.4%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약진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평가했다. 내년도 2% 내외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이렇게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디르크 슈마허는 우선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적 사이클 연관성이 생각보다 깊지 않다는 점을 ‘낙관의 근거’로 지적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2001년의 전지구적 경기 하강은 역사적으로 드문 사례라는 것이다. 1970년대 중반과 80년대 90년대 초반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유럽과 상관성이 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어 2001년의 동반침체는 주식시장의 붕괴와 9.11테러라는 ‘공통의 충격’에 의한 것이었지 내재적 연관성 때문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도 “2001년엔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전세계적인 침체가 충격의 시발이 됐으나, 지금 우리가 미국에서 보고 있는 것은 세계적 경기 둔화가 아니라 미국 내 주택 시장의 둔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이유는 유럽연합의 교역상대국으로서 미국의 비중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5년 동안 비중이 꾸준히 줄어 현재는 수출품의 8%만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독일에서 건설 경기 등이 살아나면서 역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유럽 성장의 배경이라고 유럽집행위원회는 설명했다. 수요증가는 유럽연합 기업들의 단단한 역내 투자와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수출보다 미국 내 현지공장 설립 등 직접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달러가 5배를 넘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가라앉으면 유럽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연합의 ‘마이웨이’가 가능하기 위해선 △자족적인 개인 소비 △다양한 수출품 구성 △정책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소비가 지지부진했고, 유럽연합의 통화와 재정정책 역시 수요를 촉진할 역량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낙관은 금물’이란 견해를 보였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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