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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9.24 19:56 수정 : 2015.09.24 22:21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독일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그룹의 최고경영자 마르틴 빈터코른. 그는 23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하노버/EPA 연합뉴스

폴크스바겐 사태 ‘후폭풍’

디젤 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독일 폭스바겐(폴크스바겐)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이번 사건이 독일 경제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위기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68) 최고경영자는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최고경영자로서 디젤 엔진들에서 발견된 부정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캘리포니아대기자원위원회(CARB)가 폴크스바겐의 2.0리터 디젤 엔진 차량에서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배출가스 양을 줄여주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한다고 밝힌 뒤 채 일주일이 안 돼,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사퇴하기에 이른 것이다.

자동차 기술과 품질 분야에서 주로 일해온 빈터코른은 2007년부터 폴크스바겐을 이끌어왔으며, 빈터코른의 후임으로는 그룹 내 포르셰와 아우디 경영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빈터코른은 불명예 사임하지만 퇴직연금으로만 3200만달러(381억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에서 보수(약 1660만달러)가 두번째로 높은 최고경영자였다. 빈터코른은 성명에서 “나는 부정행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지만 회사를 위해서 사임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감사진은 빈터코른이 부정행위를 알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독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폴크스바겐 감사진이 수사 의뢰를 하기 전에 독일 검찰은 이미 수사 착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빈터코른이 경우에 따라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상명하복 조직…몰랐을리 없다”
불명예 퇴임에도 퇴직연금 381억

독일 자동차관련 수출 비중 1/5 차지
“그리스 사태보다 더 큰 위기 요소”

<뉴욕 타임스>는 폴크스바겐은 작은 일을 실행하는 데도 최고경영진의 승인이 필요할 만큼 상명하달이 철저한 조직으로 유명하며, 빈터코른이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독일 다임러의 미국 내 이사진으로 일했던 제프리 시니스는 “이런 정도의 일을 최고경영자가 몰랐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만약 몰랐다면, 일부러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독일 정부는 폴크스바겐 사건이 독일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23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을 방문해 “일부 사람들이 끼친 손해가 엄청나다”며 “우리는 독일 자동차 산업과 독일 경제 전체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독일 내 공장 29곳에 직접 고용한 인력만 27만여명에 이르는 독일 대표 기업 중 하나다. 폴크스바겐 사건이 독일 자동차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번지면, 독일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은 자동차 산업 관련 제품을 2000억유로(267조원)어치 수출했는데, 이는 독일 전체 수출의 거의 5분의 1에 이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독일 은행인 아이엔지 디바(ING-DiBa)의 수석 경제학자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갑자기 폴크스바겐은 그리스 채무위기보다 더 큰 위기 요소가 됐다”며 “이번 위협이 아이러니한 것은 위기가 (그리스 채무위기나 중국 경기침체 같은) 밖이 아니라 내부에서 나온 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사건이 독일 경제 전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외르크 크레머는 “독일 자동차 산업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사 한 곳 때문에 경기 후퇴가 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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