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6 18:41
수정 : 2005.10.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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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단련 차기회장 미타라니 캐논 사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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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니혼게이단렌이 미타라이 후지오(70·사진) 캐논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게이단렌은 올해 안에 회장단 회의를 열어 미타라이 회장 선임을 승인한 뒤, 내년 5월 총회에서 공식 결정할 예정이다. 애초 임기 2년의 차기 회장으로 도요타의 조 후지오 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돼왔으나, 도요타 출신으로 4년째 재임 중인 오쿠타 히로시 현 회장이 “도요타가 2대를 연속해 게이단렌 회장을 맡으면 질투를 받게 된다”며 난색을 보였다.
미타라이는 카메라 생산업체였던 캐논을 국제적 디지털업체로 키워낸 경영수완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는 23년동안 캐논 미국법인에서 근무한 경험을 통해 국제감각을 익혔다. 또 컴퓨터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분야를 일찌감치 정리하고 디지털카메라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캐논은 지난해 5년 연속 매출액·순익 증가를 기록했으며, 해외 판매가 전체 매출의 70%를 넘었다. 또 오쿠타처럼 일본형 고용관행을 중시하는 그는 2001년부터 미국식 실적주의와 일본 종신고용제의 장점을 결합한 독자적 ‘실력종신고용’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왔다.
미타라이가 게이단렌 회장에 취임하면 그동안 일본을 대표해온 제철·자동차·전력 등 굴뚝기업이 아닌 디지털기업 출신의 첫 회장이 된다. 그 또한 ‘고이즈미식’ 국내 개혁을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게이단렌의 노선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권과의 관계는 다소 소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쿠타 회장이 회원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재개하는 등 재계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애써온 반면, 미타라이는 정치권과의 교류가 별로 없는 편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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