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10 13:44
수정 : 2017.01.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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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상태로 술집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씨가 지난 7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H6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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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만취 난동, 비행기 갑질, 운전 시비…
족벌경영 눈살에 재벌 2~3세 추태 정형화
공금 횡령·배임·탈세에도 집행유예·사면
“특권 즐기면서 경영 통찰력은 부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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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상태로 술집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씨가 지난 7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H6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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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이 10일 한국 재벌 2~3세들의 안하무인격 행태를 비롯해 족벌경영의 문제점들을 다룬 해설 기사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선(27)씨가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만취해 난동을 피우다가 경찰에 체포됐다며, 그가 경찰서로 가는 와중에도 수갑을 찬 채 자동차 시트를 쥐어뜯고 차 문을 발로 차서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려 대중의 공분을 샀다고 전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기업들이 깊숙이 개입한 뇌물 제공 혐의로 의회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고, 9일에는 삼성 고위 임원 2명이 소환됐다는 소식도 함께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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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횡포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을 나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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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이른바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총수들의 자제들이 저지르는 비행은 “그들의 오만함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한국경제가 경제 엘리트들에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감정을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김씨의 행동이 산업화 초기, 한국경제가 급부상하던 시절까지 그 뿌리가 닿는 등 한국 재벌가문들의 비행 패턴 일부라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의 2세대 경영자들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신한국당의 이회창 후보 쪽과 검사 등 권력층 에 뇌물을 제공한 이른바 엑스(X)파일 사건과 2009년 공금 횡령 및 탈세 등 혐의로 두 차례나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그 때마다 대통령 사면을 받은 사실도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특히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지난 2005년 자동차 운전 중 접촉사고가 날 뻔한 상대 차량 여성을 폭행한 전력이 있음에도 지난 6일 사장으로 승진한 사실 등을 들었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 중 상당수는 해외유학을 다녀온 뒤 고위직을 차지해, 특권은 즐기면서도, 기업경영의 통찰력은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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