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스쿨’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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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싸이 스쿨’ 서비스 시작
‘피어 리뷰’ 방식으로 10대 시장 공략 거점 활용
서울 ㅁ여고 한예승(19)양은 최근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해 수험생 생활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그간 들인 비용은 컸다. 수능을 대비한 영어 과외에, 수시전형을 대비해 몇 달 동안 논술학원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한양이 다닌 논술학원의 수업료는 회당 10만원. 전형들이 몰려 있을 때는 한 달에 60만원을 논술 준비를 위해 투자했다. 지금껏 공교육에서 글쓰기에 대비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중요해진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한양처럼 비싼 사교육에 의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논술 준비의 패러다임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지난달 19일 10대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한 ‘싸이 스쿨’ 서비스를 시작했다. 20, 30대가 주 이용층인 싸이월드가 10대 회원들을 위해 새롭게 준비한 서비스다. 싸이월드 전체 이용자 가운데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이고, 서비스 이용도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스쿨’ 서비스를 기획한 고객세분화팀의 이진환 과장은 “예비 20대인 10대는 싸이월드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이기 때문”이라고 서비스 기획 배경을 설명한다. 입시업체인 이투스와 제휴해 제공되는 싸이 스쿨은 현재 수능 각 영역별 퀴즈와 논술, 그리고 입시 전문가들의 특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싸이월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부문은 논술. 역시 중고생들에게 논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EBSi의 ‘논술방’이 선착순 100명에게 전문가의 첨삭지도를 제공하는 반면, 싸이 스쿨은 ‘피어 리뷰’(peer review: 동료 평가)를 내세운다. 매주 제공되는 논제에 대해 학생들은 자신의 논술을 올릴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글을 읽고 논제 파악, 논거의 참신성, 논리적 구상, 자기 주장, 어휘·문법의 총 5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리플로 평을 남긴다. 그 주의 마지막에는 전문가가 한 학생의 논술을 예시로 평가와 함께 논제별 포인트를 제시한다. 매주 100편 정도의 논술이 올라오고 이용층도 중학생부터 해외 유학 중인 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 지금까지 논술을 3편 올려봤다는 김민정(18)양은 “설명 중심인 학교 수업을 통해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을 잡고 여기에선 직접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도 볼 수 있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피어 리뷰는 우리 문화에서는 생소한 방식. 하지만 싸이월드측은 또래 간의 피드백을 통해 청소년들이 또래를 ‘입시 경쟁자’가 아닌 ‘동료이자 친구’로 인식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방적인 첨삭 지도와는 달리, 다른 사람의 글을 직접 평가해 보면서 얻는 교육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싸이 스쿨을 이용하는 최문선(17)양은 “다른 사람의 글을 평가하면서 비판력을 기를 수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피어 리뷰 방식은 미국의 몇몇 온라인업체에서 시도된 바 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진환 과장은 “미국과 우리는 인터넷 환경이 다르다. 인맥 중심의 우리 인터넷 환경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싸이스쿨은 아이템 판매나 유료 서비스가 없어 당장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서비스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스쿨사업을 앞으로 10대 시장을 공략할 거점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10대들이 싸이월드를 ‘유용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싸이월드의 가치를 경험할 기회를 얻는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잠재고객층인 10대와 공익적인 가치를 공유하면서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은 이용 규모가 2만여명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1월부터는 봉사, 써클활동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10대들의 참여를 더 이끌어내, 청소년들이 입시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 잡힌 인재로 성장하는 공간을 지향할 계획이다. 싸이월드의 새로운 도전이 10대 이용자 확대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조수영/ 자유기고가 hibboru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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