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0 14:26
수정 : 2019.03.1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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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서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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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9일 보도 “양국 무역협상 새 장애물 만나”
중국, 합의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가겠다’ 위협할까 경계
미-중 간 정상회담 일정 발표도 늦어지는 듯
중국 당국자들은 계속 불협화음 보여주는 발언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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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서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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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여파가 이르면 3월 말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9일 미-중 무역협정에 대한 중국 쪽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이 미-중이 확실한 합의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일정을 정하는 것을 꺼리면서 양국 간 무역협상이 새로운 장애물을 만났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중은 지난해 7월 본격 시작된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합의안의 초안(draft accord)을 마무리짓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허무하게 결렬된 뒤, 중국 지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처럼 사전 실무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은 채 정상회담에 나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회의장에서 걸어 나가겠다’는 위협성 요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신문은 그 때문에 “중국이 정상회담을 양국이 (실질적인 현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마지막 협상이 아닌 (이미 정해진 합의를 확인만 하는) 서명식처럼 치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에 견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상대로 양국 간 주요 이견을 놓고 직접 협상을 벌여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회담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공개된 협상 경과를 보면, 이 보도는 사실과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달 24일 트위터에서 시 주석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에서 최종 합의를 이루기 위한 정상회담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모임에서도 “모든 일이 잘되면 앞으로 1~2주에 걸쳐 아주 큰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나는 언제나 걸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미-중 정상회담의 구체 일정은 공개되고 있지 않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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