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5 18:04
수정 : 2019.03.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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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에 빠진 애플을 구하기 위해 콘텐츠 사업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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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5일 콘텐츠 판매 쪽으로 대전환 모색
자체 콘텐츠 역량 늘리고, 주요 유료채널 서비스도
200개 넘는 미국 잡지·신문 콘텐츠도 제공 예정
좋은 콘텐츠→기기 판매 증가 선순환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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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에 빠진 애플을 구하기 위해 콘텐츠 사업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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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 쇼 타임!”(It’s show time!)
아이폰이라는 혁신 상품으로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해온 애플이 영화와 뉴스 등 콘텐츠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판매량이 꼭짓점을 찍은 아이폰의 매출 ‘방어’를 위해서라도 ‘좋은 기기’가 아닌 ‘좋은 콘텐츠’를 판매한다는 발상의 전환에 나선 셈이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이런 내용의 사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행사 제목은 애플의 콘텐츠 기업화라는 대전환을 예고하듯 ‘잇츠 쇼 타임’으로 정해졌다.
24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애플은 올 가을부터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화·드라마·뉴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에이치비오(HBO), 쇼타임, 스타즈 등 미국 케이블방송의 유료 콘텐츠는 물론 자체 제작한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텔레비전 콘텐츠 확보에 10억달러(약 1조1342억원)를 썼으며,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리스 위더스푼과 유명 감독 제이 제이 에이브럼스 등과 계약을 마쳤다. 애플은 또 에이치비오 등 유료 채널을 월 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도록 업체 쪽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애플이 이를 통해 연매출 수십억달러를 늘리고 사용자들의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기대한다며 “팀 쿡 최고경영자가 10여년 만에 시도하는 가장 큰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200개 넘는 미국 신문과 잡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나선다. 이 서비스는 25일부터 개시됐다.
애플은 ‘일반 뉴스’, 정치, 라이프 스타일 관련 뉴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기업·금융 분야는 주요하게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애플의 새 뉴스 서비스는 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애플 서비스 참여를 결정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계약으로 인해 언론사들이 애플에 공급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반 뉴스’를 쓰는 기자를 더 많이 고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언론들이 대형 포털에 뉴스 유통을 의존하는 탓에 가십성 기사 비중이 늘어난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인지 양대 권위지인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애플이 콘텐츠 기업으로 과감한 전환에 나선 것은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에 주로 기대는 사업모델로는 더 이상 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었다. 매출이 843억1천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견줘 5% 줄었다. 9년 만에 맞은 매출 하락이었다. 아이폰 판매량은 이미 2016년 2억315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런 위기에 맞서 애플은 콘텐츠로 해법을 찾기로 한 셈이다. 애플이 콘텐츠 부문 매출과 아이폰 판매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정보기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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