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3척 포함 병력 800명 전후최대
주일미군 재편앞두고 합훈 성격도 6일 일본 자위대 선발대가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현지 조사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밤 항공자위대원 40명을 실은 C-130 수송기는 각국 파견부대의 구호거점인 타이 우타파오 기지로 향했다. 육상자위대 헬기를 실은 수송함 등은 다음주 초 요코스카 기지를 떠나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동원 병력과 장비는 육상자위대 수송·의료병력 200명과 수송·다용도 헬기 5대, 해상자위대 600명과 수송함·호위함·보급함 등 3척, 항공자위대 40명과 C-130 수송기 1~2대다. 병력이 800명이 넘고, 연인원으론 1400명에 이르러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파병인 셈이다. 어느덧 자위대는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세계 곳곳에 파견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다. 자위대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의료·방역·물자수송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수송기로 타이 기지에서 수마트라 동해안의 메단 기지로 물과 음식 등 구호물자를 옮긴 뒤 헬기를 이용해 피해지역으로 나르게 된다. 일본 방위청은 이번 재해복구 활동을 다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먼저 육·해·공 자위대 부대의 지휘·명령계통을 일원화하는 통합운용을 처음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방위청은 우타파오 기지에 현지연락·조정본부를 두고 통합막료회의(합참)의 간부들이 중심이 돼 세 자위대의 활동내용을 조정할 예정이다. 현행 자위대법에는 세 자위대가 각각의 막료감부(참모본부)로부터 독자적 지휘를 받도록 돼 있으며, 현지에서 통합된 지휘·명령체계에 따라 장기간 활동한 적이 없다. 방위청은 자위대법을 개정해 내년 3월 통합막료감부를 신설하고 세 자위대의 통합운용체제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이번 구호활동은 그 시범사례가 된다. 또 이번 복구작업은 투입된 미군의 주축이 주일미군인 점을 고려할 때, 자위대의 구실확대를 뼈대로 한 주일미군 재편을 앞두고 양쪽이 해외 군사작전을 연습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미군 전방지휘부대는 대부분 오키나와에 사령부를 둔 제3해병원정군이며, 미 공군 수송기와 해군 초계기는 각각 요코스카와 가데나 기지에서 파견됐다. 일본 방위청 간부는 이번 구조활동이 대테러전쟁을 목적으로 한 미-일 동맹과 같은 맥락이라며 “피해지역이 테러의 온상인 ‘불안정한 호’와 겹치기 때문에 구조활동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시험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위대의 대규모 파견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일본의 기여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으로선 일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동남아 나라의 지지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자위대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한편, 자위대의 국외활동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할 전망이다. 인도지원 명분을 앞세운 이번 자위대 외국파견에는 이의 제기가 없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구호활동, 군 작전하듯
미 함정 21척에 1만2600명‥인도·중국등도 대규모 남아시아 해일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각국의 군 병력과 물자도 앞다퉈 피해지역으로 파견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6일 집계를 보면 미국은 1만2600명의 병력을 타이,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을 파견했으며 타이의 미군 유-타파오 공군기지에서 구호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와 헬기항모 보넘 리처드호 등 21척의 함정과 80대의 항공기를 투입했고, 또 14대의 수송기가 피해지역에 식량 등을 공수했으며 헬기도 90대로 늘릴 계획이다. 미군은 지금까지 195t의 구호품을 수송했다. 남아시아 강국을 자처하는 인도는 병력 1만6천명을 파견해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으며, 프리킷함, 구축함, 조사선 등 32척의 선박으로 의료장비와 의약품을 수송하고 있다. 5천명의 공군과 IL-76 수송기 7대 등 군용기 41대를 투입했고, 스리랑카에서 야전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도 인민해방군이 500t의 구호품을 수송하고,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타이 몰디브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병력과 항공기, 함정 수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 언론들은 평시 인도지원 가운데 최대규모라고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네시아에 헬기 4대, C-130 수송기 4대와 병력 350명을 파견했으며 공병대 150명도 이동 중이다. 아체지역에 야전병원을 두고 경찰 감식반 25명을 푸켓에 파견했다. 독일은 35명의 의료진이 탑승한 의료기가 3번에 걸쳐 타이에서 독일로 환자를 수송했으며, 아체에 야전병원을 설치하고 주말께 120명 규모의 의료진을 파견한다. 또 수술실 등을 갖추고 병력 150명과 헬기 2대를 실은 보급함 베를린호가 다음주 초 구호품과 의료장비를 수송해 아체에 도착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 500명 규모의 의료 및 공병을 파견할 예정이며, 방글라데시는 스리랑카와 몰디브에 병력 111명을 파견했고 2대의 C-130 수송기 등으로 의약품과 식량 등을 운반하고 있다. 영국은 함정 2척과 수송기 1대를 보냈으며 이탈리아 군 감식반 6~8명도 타이에서 활동하고 있다.박민희 기자 hooni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