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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7 14:14 수정 : 2005.01.17 14:14

이 사진은 중국의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 신문이 15일로 예정된 톈안먼 페이퍼의 중국어판 발간을 앞두고 삼엄한 경계를 뚫고 근황을 자오쯔양을 취재하며 찍은 사진이다 (홍콩=연합뉴스)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85),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다.

자오쯔양 중국 공산당 전(前) 총서기가 17일 끝내 눈을 감자 아련한 기억 저편에 그를 기억하고 있던 많은 중국인들은 그를 `풍운아'로 불렀다. 허난성 궈셴현 출신으로 중학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좌인 당 총서기에 올랐던 자오 전 총서기는 권좌에 있었을 때보다 1989년 6.4 톈안먼 사태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당시 최고권력자 덩샤오핑의 버림을 받고 끝내 축출된 후 그는 끊임없이 복권설, 연금설, 연금해제설 등으로 화제를 뿌리며 주로 서방 언론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의 위상은 결국 톈안먼 사태의 역사적 평가와 직결된다. 당시 무력 진압을 주장하던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 등 강경파에 맞서 시위의 주역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자오 전총리는 결국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무력진압이 끝난 6월24일 권좌에서 축출됐다. 무력 시위진압을 반대하며 학생들과 대화를 모색한 자오 전 총리는 축출전인 5월19일 톈안먼 광장으로 찾아가 눈물을 글썽였다. 힘겨운 얼굴로 "내가 너무 늦게왔다. 여러분이 제기한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며 단식농성 해제를 설득하는 장면은 중국인들의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있다.

▲ 중국 개혁의 핵심인물이던 자오쯔양(趙紫陽) 전(前) 총리 겸 전 공산당 총서기가 지난 1987년 7월 13일베이징에서 찍은 사진. 그는 17일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AFP=연합뉴스)
특히 당시 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청 주임으로 자오 전 총서기를 수행해 학생들을 면담했던 원자바오 총리는 정치의 사다리를 타고올라 총리라는 최고 지도부 대열에 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자오 전총서기가 이후 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 연금생활에 들어가자 그의 `자유'를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연금해제를 촉구하는 서한이 100만통이 넘었고, 지난 98년에는 홍콩 인권단체에 의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천거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오 전 총서기는 톈안먼 사태발발 두 달전 숨진 전임자 후야오방 전 총서기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중심축에서는 결국 멀어지는 운명을 걸었다. 어쩌면 그는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는지도 모른다. 1967년 문화혁명때 숙청됐다가 4년만인 1971년 복권된 자오 전 총서기는 경제개혁과 개방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했다. 결국 그를 버린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혁ㆍ개방의 제1기 총사령관이 바로 자오 전총서기였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톈안먼 사태로 상하이를 근거로 하고 있던 장쩌민 국가중앙군사위원회주석에게 권력을 내준 뒤에는 당을 전복하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고 비난을 받으며 상당 기간 가택연금 상태에 처해 있었다.

자오 전 총서기의 연금은 하지만 생각보다는 느슨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금상태 속에서도 보수파의 대부로 재정통인 천윈의 장례식에도 참석,문상을 하는가 하면 덩샤오핑 등 지도자들도 종종 만나고 93년이후에는 베이징을 떠나 상하이, 푸젠ㆍ쓰촨ㆍ 광둥성 등 여러 지방을 둘러보며 여행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6.4운동이 앞으로 재평가 될 것으로 낙관한다"는 지론이 그동안 간혹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던 자오쯔양은 베이징의 번화가 왕푸징 부근의 자택을 거점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그가 복권되지는 않았지만 여행과 거동에는 불편이 없을 정도로 사실상 자유로운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건강이 양호해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베이징 인근의 순이 골프장을 비롯한 여러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고, 얼마전까지 저장성 항저우에서 골프를 하는 그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다. 수년전부터 주로 외국언론에 의해 사망설이 제기되는 등 온갖 풍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중국 당국이 확인하는 소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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