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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1 06:51 수정 : 2019.10.01 08:42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연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경질 뒤 첫 공개연설에서 매파적 시각 분출
“김정은, 핵무기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
북한 정권교체·군사력 옵션까지 거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연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질당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서서 북한에 대한 기존의 매파적 시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북한 정권교체와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3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중앙일보>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게 분명해보인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가동하고 있는 전략적 결정은 운반가능한 핵무기 능력을 유지하고 추가 개발·진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김정은은 절대로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정책 견해차를 이유로 지난 10일 경질된 뒤 20일 만의 공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비판한 셈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에 적용할 비핵화 방식으로 지난해 자신이 꺼냈던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면서 “카다피는 여러가지 이유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명확한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지금 북한은 아무 것도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로 하고 있는 걸 우리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실험이 끝났고 핵무기나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핵 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심각하게 논의해야할 것들”로 △북한 정권 교체 △자유롭게 선출된 정부 아래에서의 한반도 통일 △군사력 옵션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군사력이 하나의 선택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 또한 북한 체제 보장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확연히 다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면 북한은 운반가능한 핵무기의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 보유는 그 자체로 위험할 뿐 아니라 북한 바깥으로 핵무기를 확산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연설 뒤 문답에서 ‘미국이 한국에 50억 달러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한국이 이를 맞추지 못하면 어떻게 될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부담 압박을 설명하고, “비용의 공정한 몫을 부담하라고 하는 게 부적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 이렇게 말하겠다. 재조정이 있을 것이고, 있어야 하며,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퇴임 전에 관여해온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이 내년도분 한-미 협상에서도 매우 강할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나는 어젯밤 존 볼턴에게 그의 복무가 더이상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며 경질 사실을 공개했고, 볼턴 전 보좌관은 그날부로 백악관을 나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로부터 20일 뒤인 이날 공개 연설을 시작하면서 “오늘 여기에 와서 기쁘다. 북한 지도부도 내가 오늘 여기 개인 자격으로 와 있는 걸 기뻐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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