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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3 15:05 수정 : 2019.10.03 22:05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미국 쪽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주미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미 인터넷 매체 <복스>, 소식통 인용해 보도
“영변+알파 대가로 석탄·섬유 수출제재 36개월 유예”
워싱턴 소식통 “너무 나간 얘기” “북이 수용할지 의문”
비건 대북특별대표, 북-미 실무협상 언급 피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미국 쪽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주미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북-미가 이번 주말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쇄 + 알파’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일정 기간 유보하는 협상안을 마련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정부가 이를 실제로 비중 있게 검토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터넷 매체 <복스>는 2일(현지시각) ‘북-미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검증가능하게 폐쇄하고 아마도 우라늄 농축 종료일 것으로 보이는 추가 조처를 취하는 대가로 유엔이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유예하는 것”이 미국의 방안이라고 보도했다.

<복스>는 이같은 방안은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기존의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주장과는 달라 합리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동시에 이 방안은 석탄·섬유 수출이 허용되는 3년 동안 북한이 무기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북한 협상가들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명확하다며, 미국 협상팀이 이를 시작점으로 삼아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쪽이 제안의 내용을 협상 시작 전에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백악관 논의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비슷한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보도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핵동결을 하면 북한에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12~18개월 유예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국무부 대변인은 “완전히 잘못된 보도”라고 부인했다.

이날 <복스> 보도에 대해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너무 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 싱크탱크 인사는 “북한이 수용할지 의문”이라면서도 “미국이 이같은 방안을 북한에 제안할 가능성이 약간은 있어 보인다”고 촌평했다.

<복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을 때 두 가지를 약속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나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판문점 회동 뒤인 8월로 예정돼 있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그러나 판문점 회동 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이 연합훈련은 매우 축소된 규모의 시뮬레이션이라고 하자 훈련을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7월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복스>는 “여기서 말한 ‘최고위급’은 트럼프 대통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한편, 북-미 비핵화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저녁 워싱턴의 주미한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나, 주말 북-미 실무협상 장소와 내용 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는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며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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