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31 16:18
수정 : 2019.11.0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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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30일 “트위터에 모든 정치 광고의 게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 글을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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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최고경영자 “다음달 22일 전면 시행”
“인터넷 광고 막강하지만 허위정보 폐해 심각
정치적 메시지 상업적 확산이 민주주의 위협”
페이스북 “표현의 자유” 앞세운 시각과 대조
미 공화당 “트럼프 입 막으려는 좌파들의 시도”
민주당 ”돈과 민주주의 갈림길에서 좋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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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30일 “트위터에 모든 정치 광고의 게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 글을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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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가 다음달부터 모든 정치 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강력하고 일방적인 정보 공유 기능을 악용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 혐오 확산 등 부작용과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발표된 이번 정책에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고, 민주당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환영했다.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는 30일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전세계에서 트위터에 모든 정치 광고의 게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정치적 메시지의 전파는 그 가치로 이뤄져야지 돈으로 매수되어선 안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도시는 새로운 정책을 결정하게 된 몇 가지 이유도 설명했다.
도시는 우선 “인터넷 광고는 굉장히 강력하고 상업적 광고주에겐 매우 효과적이지만, 그 힘이 정치에선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주는 투표에 파급을 미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짚었다. 그는 “인터넷 정치 광고가 시민사회 담론에 전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제시한다”며 “기계 학습에 기반한 메시지의 최적화와 정교한 표적 광고, 통제되지 않는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등이 놀라운 속도와 압도적인 규모로 확산된다”고 사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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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미국 하원의 에너지·상업 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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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이런 도전들이 정치 광고뿐 아니라 ‘모든’ 인터넷 소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근본 문제는 추가 부담 없이 돈을 벌려는 것인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것은 어느 하나도 못 잡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의 신뢰를 해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눈앞의 수익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트위터의 이런 결정은 소셜미디어의 양대 축인 페이스북이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상업적 정치 광고 게재를 옹호하는 입장과 정면으로 대조돼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기업이 정치인이나 뉴스를 검열하는 것이 옳다고 보지 않는다”며 트위터의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도시는 “이번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게 아니라 메시지 전파를 위한 금전 지불(상업광고)에 관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주장의 확산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오늘날 민주주의적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선 (수익 추구에서) 한발 물러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도시는 그러나 “유권자 등록 독려 등 (공익 광고에는) 몇 가지 예외가 있을 수 있다”며, “11월 15일에 최종 정책의 상세 내용을 공개하고 일주일 뒤인 22일부터 새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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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에 트위터 로고가 보인다. 니드픽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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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트위터의 이번 정책에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트윗 애용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캠프 한 매니저는 “트럼프와 보수 진영의 입을 막으려는 좌파들의 또 하나의 시도”라고 비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반면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거본부에선 “광고 수익과 진실한 민주주의의 선택의 순간에서 돈벌이가 승리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고무적인 일”이라는 호평을 내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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