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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7 15:46 수정 : 2019.11.07 21:39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한 남성이 지난 4일 스모그가 가득한 거리를 건너가고 있다. 눈이 따가울 정도의 대기오염 수준에, 이날 뉴델리에선 모든 학교들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뉴델리/AFP 연합뉴스

공권력 강한 중국과 달리 인도 ‘농민 유권자’ 눈치
주요 오염원 가을철 들불놓기에 벌금 부과도 못해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한 남성이 지난 4일 스모그가 가득한 거리를 건너가고 있다. 눈이 따가울 정도의 대기오염 수준에, 이날 뉴델리에선 모든 학교들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뉴델리/AFP 연합뉴스

인도의 수도 뉴델리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주 뉴델리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한때 m³당 1000μg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안전기준(m³당 25μg)의 400배 수준이다.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서 37개 항공편이 대기오염으로 가시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우회했다. 도시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돼 차량 2부제가 시행됐고, 모든 학교들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거대한 가스실 같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와 같은 유독성 대기오염 수준이었던 중국 베이징은 놀라울 정도로 대기질이 개선되고 있다. 공기청정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스위스 업체 아이큐에어의 연구그룹 ‘에어 비주얼’은 지난 9월 베이징이 ‘세계 최악의 오염 도시 200’ 명단에서 조만간 빠지게 될 것 같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 수준이 2008년 조사 시작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기오염 ‘투톱’이었던 베이징의 대기질은 개선됐지만, 뉴델리의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환경이 비슷한 두 도시의 대기질 개선 차이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당국의 대처 방식에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대기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들불 놓기’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 차이가 한 예다. 두 나라 모두 해마다 추수가 마무리된 이후 다음해 농사를 위해 논밭에 들불을 놓는 풍습이 있는데, 중국의 경우 들불 놓기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자 2015년부터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조처로 2년 사이 중국 전역에서 가을철 들불 놓기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역시 이런 조처를 쓰고 있지만, 사실상 벌금 부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유권자 중 농민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공권력이 강력한 중국처럼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이 베이징 인근에 공장 건설을 금지하거나 경유 트럭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는 등의 예방 조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인도가 오염 수치가 올라갈 때 트럭 이용 금지 등을 시행하는 등의 임시 처방식 대응을 하는 것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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