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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0 15:03 수정 : 2019.11.11 02:15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AFP 연합뉴스

앨라배마주 경선 신청 서류 접수
“4개주 건너뛰고 3월 슈퍼화요일 집중”

막강 재력·명성, 뉴욕시장 경험 강점
진보성향 민주당층과 멀고 흑인에 인기 낮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AFP 연합뉴스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의 미국 대선 출마 채비에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내년 2월 경선 시작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등판하려는 그가 태풍으로 커질지, 미풍에 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각) 대리인을 통해 앨라배마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관리위원회에 내년 대선(11월3일) 경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앨라배마는 내년 3월3일(‘슈퍼 화요일’)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16개 주의 하나인데, 앨라배마 경선 신청 마감일이 8일이었다. 블룸버그는 오는 12일이 마감일인 아카소주에도 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다. 공식 선언을 하지 않았을 뿐, 출마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월에 열리는 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개 주의 경선은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핵심 참모인 하워드 울프슨은 <워싱턴 포스트>에 “4개 주에서는 이미 많은 주자들이 몇달간 돈을 투입해 선거운동을 하며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며 “우리가 뛴다면, 슈퍼 화요일과 그 이후의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보유 재산 534억 달러(약 62조원)로, 올해 <포브스> 집계 ‘400대 미국 부자’에서 8위에 올랐다. 막강한 재력과 명성을 가진 블룸버그의 참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빅3’를 비롯한 10여명의 주자들이 뛰고 있는 민주당 경선 구도에 뜻하지 않은 변수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바이든과 워런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없겠다고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블룸버그 쪽은 밝혔다. 바이든은 출마 초기만큼 위력적이지 않으며, 워런은 너무 급진적이어서 본선에서 중도층 흡수에 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워런의 부유세 도입 공약을 비판해왔다. 그가 뛰어들면 진보성향인 워런이나 샌더스와 각을 세우는 한편, 중도성향인 바이든의 지지층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으로서는 워런의 추격과 블룸버그의 잠식이라는 두 개의 짐을 지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 쪽은 그가 미디어그룹 블룸버그통신 창설 등 성공한 사업가이자 미디어 실력자이고, 뉴욕 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을 갖춘 점 등을 경쟁력으로 꼽는다. 그가 민주당의 ‘큰 손’ 후원자이며, 총기 규제를 지지해왔다는 점도 지지층 결집의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많다. 진보성향 강한 민주당 지지층과 잘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빌 버튼은 <폴리티코>에 “그가 워런과 샌더스를 지지하는 민주당 지지층 40%의 에너지를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폭스 뉴스>가 지난달 27~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현재 주자들 외의 선택지로서 블룸버그에게 6%의 응답자만 지지했고, 32%는 그를 절대로 찍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셸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50%, 27%의 지지를 얻은 것과 대조된다. 3월 몬머스대학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2%에 그쳤다. 민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흑인들에게 인기 없는 점도 장벽이다. 블룸버그는 뉴욕 시장 시절, 경찰이 거리에서 임의로 시민들의 몸을 수색할 수 있게 한 ‘신체 불심검문 강화’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는 주요 검문 대상이 된 흑인들의 반감을 불렀다.

바이든은 블룸버그의 출마 채비 소식에 “레이스 합류를 환영한다”며 “그는 속이 꽉 찬 친구다. 어디로 갈지 지켜보자”고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틀 마이클은 실패할 것이다. 그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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