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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3 14:50 수정 : 2019.11.13 15:47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AFP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회고록에서 밝혀
2017년 시리아 공격에도 대북 메시지 있었다고 주장
트럼프, 대북제재 위해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게 하라”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 결정에는 북한 정권을 겨냥한 메시지도 담겨있었다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밝혔다.

헤일리는 11일(현지시각) 발간한 회고록 <미안한 말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자신은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합의 탈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받아들인 종류의 합의는 북한으로부터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신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란핵합의는 2015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이란이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고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합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합의가 이란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다며 2018년 5월 이란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헤일리의 회고록 주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핵합의 탈퇴를 통해 북한에도 ‘어설픈 핵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려 했다는 것이다.

헤일리는 2017년 4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겨냥한 군사 공격에도 대북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당시 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에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 공격을 가하자 미국은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헤일리는 “시리아에 가한 피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공격이 시리아·러시아뿐만 아니라 북한과 이란에 보낸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아사드와 여러 번 했던 것처럼 외교가 작동할 모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러나 결국 우리의 이익을 지키고 레드라인을 단속할 것”이라고 적었다.

헤일리는 또 유엔대사로 재임하는 동안 세 차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통과시켰다며, 이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을 썼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을 설득하기 위해 헤일리에게 “그들에게 방금 나와 얘기했고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전하라. 그들이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대북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고안한 ‘미치광이 전략’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북한을 향해 썼던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등의 도발적 표현도 같은 맥락이라고 헤일리는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인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사실 나로서는 ‘최대의 압박’ 전략에 도움이 됐다. 이는 키신저의 ‘미치광이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헤일리에게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헤일리는 “유엔총회는 교회와 같은 곳이니 하고 싶으면 하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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