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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0 16:34 수정 : 2019.12.11 02: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안보리, 미국 요청으로 11일 북 미사일 등 다루기로
북 긴장고조 행위 대비해 국제사회 전열정비
‘레드 라인’ 넘을 경우 유엔 추가제재 메시지

트럼프, 북한에 쓸 수 있는 카드 많지 않아 딜레마
탄핵·대선 국면 속 ‘적당한 합의’도, 군사공격도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현지시각) 안보리 회의가 열린다. 미국은 최근까지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들을 연거푸 쏠 때도 유럽 국가들의 안보리 회의 개최 요구를 외면해왔으나, 북한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행동 수위를 높일 듯하자 국제사회를 통한 경고에 나선 것이다.

유엔 안보리 관계자는 한반도의 핵무기 비확산에 초점을 둔 회의가 11일 오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 정부 관리는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해, 국무부는 주유엔 미국대표부에 이번 주 북한에 관한 유엔 안보리 논의 사항에 최근의 미사일 발사와 북한의 도발 확대 가능성 등 한반도에서의 최근 진행 상황에 관한 포괄적 업데이트를 포함할 것을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조처는 북한 관련 최근 상황을 유엔 회원국들과 공유하고, 향후 북한의 추가 긴장 고조 행위에 대비한 국제사회 전열 정비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까지 진행해온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문제 삼아 북한에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 라인’을 넘으면 유엔 차원의 추가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키워가는 데도 트럼프 정부가 관망만 할 경우 미 국내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이번 안보리 회의가 애초 유럽 이사국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요청한 10일 안보리 회의를 미국의 요청으로 날짜와 주제를 바꿔 이뤄지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에 맞춰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열기 위해 독일에 다른 이사국들의 서명을 받아 달라고 요청까지 해놓고, 막판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 <포린 폴리시>는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북한의 만행을 조명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 개최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10일 인권문제 회의 계획에 대해 지난주 안보리에 “심각한 도발”이고 반발한 점을 언급하면서, “외교를 구해내는 데 절박한 백악관이 그 회의를 막았다”고 전했다.

11일 안보리 회의 개최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쓸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 전문가들은 <한겨레>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적당한 합의’를 할 경우 탄핵 국면 속에 북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고, 군사적 대응은 미 대선을 앞두고 위험한 선택이라고 짚었다. 켄 고스 미 해군연구소 적성국분석국장은 “정치적으로, 현 상황에서 북한과 합의를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상 유지를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 유권자들은 불필요한 전쟁을 매우 못마땅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있는 해에 위협을 만들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 군사 공격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편,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은 현재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이해 당사국으로 북한 비확산 문제에 대한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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