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1 15:25
수정 : 2019.12.1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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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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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논의할 유엔 안보리 회의 하루 앞 이견 노출
폼페이오 “김정은, 장거리미사일·핵 시험 않겠다고 했다”
라브로프 “북한에 지금 당장 다 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비건 대북특별대표, 유엔 대사들에 북한 설명하러 뉴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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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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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각) 대북 대응에 시각차를 드러냈다. 북한의 추가적 긴장고조 행위 가능성을 논의하고자 미국 주도로 마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하루 앞두고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이란 핵무기 개발 방지와 북한 비핵화 보장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접근 방법에서 이견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약속 준수와 대북 제재 이행’에 무게를 둔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북-미 상호적 조처’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도발적’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에 대해 “이 제재들은 러시아도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로 추진된 것”이라며 러시아의 제재 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밖에 있는 노동자들의 송환 시한이 오는 22일이라고 환기하고, “러시아에 많은 북한 노동자가 있다”며 러시아가 제재 결의를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안보리 결의는 제재만 다루는 게 아니다. 정치적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성도 포함하고 있다”며 “(북-미) 교착상태를 벗어나려면 상호조처, ‘조처 대 조처’를 갖고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화는 상호조처라는 생각을 따를 때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고 하고, 그 뒤에야 안전보장과 제재해제, 나머지 문제들로 가자고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 긴장고조 가능성에 대비해 국제사회 전열을 정비하고자 11일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으나, 이같은 미-러 견해차는 안보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안보리 이사국인 중국도 북-미 간 상호적 조처를 주장해왔다.
미국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안보리 회의가 열리는 뉴욕으로 보내 정지작업에 나섰다. 비건 대표는 안보리 회의에 앞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주관하는 오찬에 참석해 유엔 회원국 대사들에게 회의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그는 북-미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대북 국제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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