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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9 15:33 수정 : 2019.12.30 02: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군 장병들과 화상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리조트 머물며 펠로시 비판 트위트 20여건
“미친 펠로시는 지역구나 더 신경써라” 조롱
‘탄핵 당파성 부각해 지지층 결집 의도’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군 장병들과 화상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자신에 대한 탄핵을 이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때리기로 연말을 보내고 있고 있다. 몸은 휴양지에 있지만 마음은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둔 워싱턴에 가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부인 멜라니아, 아들 배넌과 함께 마러라고로 향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까지 펠로시 의장을 비난하는 글을 20차례 이상 트위트하거나 리트위트했다. 지난 18일 하원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펠로시 의장이 이를 최종관문인 상원에 아직 넘기지 않은 채 핵심증인 채택 등 선결조건을 요구하고 있는데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낸시는 썩어가는 자신의 지역구에 시간을 더 쓰고, 탄핵 사기에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며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급증에 관한 영상을 함께 올려놨다.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인 펠로시 의장에게 ‘당신 지역구나 잘 챙기라’며 조롱한 셈이다. 앞서 24일에는 휴가지에서 기자들에게 펠로시 의장을 향해 “발악을 하고 있다. 그는 나라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을 공격하는 건 트럼프 지지층을 단단하게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는 정치매체 <더 힐>에 “대통령이 탄핵 때문에 꼭 절망했거나 자극받은 건 아니다”며 “그는 펠로시가 해온 행동의 정치적 본질을 드러내 보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최초 내부고발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름이 나오는 다른 사람의 글을 리트위트했다가 이튿날 삭제하기도 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은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알려진 내부고발자의 신원 노출을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여기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선마저 넘나든 것이다. 한편,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탄핵은 트럼프의 행동에 관한 것이지 내 행동에 관한 게 아니다”며 상원이 탄핵 심판에서 증인으로 소환할 경우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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