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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0 14:51 수정 : 2019.12.30 1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7월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정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헬싱키/AP 연합뉴스

푸틴, 29일 트럼프에 전화 “테러 예방 도와줘 감사”
백악관은 통화 사실만 확인하고 내용 언급 안 해
8월 ‘산불 지원’ 통화 때도 러시아가 먼저 발표
트럼프 괴롭혀온 ‘러시아 스캔들’ 둘 다 부정
미 CNN “두 정상 따뜻한 관계, 집중 조사 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7월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정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헬싱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통화를 하고 테러 대응 협력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푸틴이 대화하고 나면 크렘린궁이 적극 공개하고 백악관은 소극적으로 확인만 하는 양태가 반복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크렘린궁은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러시아 쪽의 제안으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졌다”며 “푸틴 대통령이 정보기관 간 채널을 통해 러시아 내의 테러 행위를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 정보를 전달해 준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두 정상은 상호 관심사들도 논의했고, 테러 대응에서 두 나라의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이 사의를 밝힌 테러 행위 차단은, 지난 27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새해 축제 기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테러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국적의 남녀 2명을 검거한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는 북한의 긴장고조 행위 가능성에 주변국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으나, 두 정상이 북한 문제를 논의했는지에 관해 크렘린궁은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 사실만 언론에 확인한 채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백악관에 앞서 두 정상 통화에 관한 보도문을 내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시베리아 지역 대형 산불 진압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을 전면적인 양자 관계 복원을 위한 제스처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당시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뒤이어 확인했다. 2017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 모습을 담은 사진이 크렘린궁에 의해 온라인에 게재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당시 그 만남은 미국 언론에는 비공개였다.

이런 일들은 미-러 정부 차원의 관계보다 트럼프-푸틴의 개인적 관계가 훨씬 끈끈한 ‘특수 상황’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시엔엔>(CNN)은 “트럼프와 푸틴의 특이하게 따뜻한 관계는 트럼프 취임 이래 집중 조사 대상이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개입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시달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발표했을 때 이를 깎아내리고 ‘대선 개입은 없었다’는 푸틴 대통령의 편을 들었다. 이에 대한 미국 내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다. 백악관이 트럼프-푸틴의 친밀한 관계를 앞장서 부각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를 의식하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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