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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4 08:54 수정 : 2020.01.08 11: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전날 있었던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미군의 공습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 열어
“미국이 오래 전에 했어야 하는 일…
미국인 해치려 하면 찾아내 제거할 것”
이란은 긴급회의 열어 “최고의 응징” 경고
트럼프 공습 지시 놓고 미 공화당-민주당 논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전날 있었던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미군의 공습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것과 관련해 3일(현지시각)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전쟁의 중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에 “최고의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 미-이란 긴장이 일촉측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으로서 나의 가장 높고 엄숙한 의무는 우리나라와 시민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어젯밤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한 공습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전세계의 넘버 원 테러리스트인 카셈 솔레이마니를 죽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가 지난 20년 동안 테러 행위를 저질러 왔고 특히 미국인들에 대해 임박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미군의 이번 공습이 정당했다고 부각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인력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이라크에서의 미국 민간인 로켓포 피격 사망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솔레이마니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천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정권에 의해 고문당하고 살해당하는 이란에서 솔레이마니가 그에 대한 시위대를 잔혹하게 억압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제 한 일은 오래 전에 했어야할 일이고, 그랬으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젯밤의 행동을 전쟁을 멈추기 위해 한 것이지, 전쟁을 시작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란 사람들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이란 국민과 분리해 그 정권을 비난하는 데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가 이웃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한 대리군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이란 정권의 공격성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세계 최고의 군대와 정보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인이 어디서든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이미 완전히 인지할 것이며, 필요한 어떤 조처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 지도 아래, 미국의 정책은 명확하다”며 “미국인을 해치거나 그걸 시도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찾아내서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살해를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보복을 결의했다. 이란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지도자 산하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이날 긴급회의를 연 뒤 보도자료를 내어 “미국은 솔레이마니 장군에 대한 테러가 중동에서 저지른 최대의 전략적 실수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은 이번 오산에 따른 결과에서 쉽고 고통없이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고지도자의 말씀대로 솔레이마니 장군이 고귀한 순교의 피를 흘리도록 한 범죄자들에게 거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며 “범죄자들은 적시, 적소에서 그의 피에 대해 가장 강력한 최고의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내어 “지구상에서 가장 잔혹한 사람들이 전세계의 악과 도적에 대항해 지난 수년간 용감하게 싸운 고귀한 지휘관을 암살했다”며 “암살자들은 가혹한 보복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35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쿠웨이트에 도착한 750명의 병력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이란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지시에 대해 미 공화당은 옹호하고 민주당은 향후 악영향에 우려를 나타내는 등 미 내부에서도 논쟁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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