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 등 참모진에 둘러싸여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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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사대응 아닌 추가 경제제재
기존 핵합의 대체할 새 협상 호소
이란도 실리·명분 챙겨 확전 자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 등 참모진에 둘러싸여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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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사상자 0명’…이란 수위 조절에 미국도 무력충돌 피해 양쪽이 무력충돌을 피하게 된 것은 서로를 공격하면서도 확전 자제의 신호를 주고받은 결과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이라크를 통해 사실상 미국에 사전 통보를 했고, 공격 지점도 미군 밀집 지역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를 성과로 내세우는 한편,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란이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근거로 비군사적 대응을 택했다. 미국과 이란 각자 국내외에 ‘우리는 보복했고, 얻은 것이 있다’고 선언하면서 유혈사태를 피하는 명분과 실리를 쥔 모습이다. 특히 미군 사상자가 전무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 곡선을 꺾어내리는 데 결정적 구실이 됐다. 지난 7일(미국시각)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긴급회의 때 첫번째 관심사는 미군 피해 규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제임스 인호프 의원 등과의 통화에서 “미국인 사망자가 없다”며 “이란과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시엔엔>(CNN)은 이란이 미사일 공격 직후 스위스를 포함해 최소 3개의 백채널로 미국 쪽에 “우리의 보복 행위는 이걸로 끝”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란 국내 여론용’이며 실제 전쟁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긴장 완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통제하기 어려운 중동 전쟁으로 뛰어드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빠져나올 출구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뒤에도 사태 안정을 위한 출구를 모색하는 기류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이란이 민병대 조직에 ‘미군을 표적으로 삼거나 민간인을 공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고무적인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는 그러한 메시지에 호응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공개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하길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바 있다. 파국을 면했다고 양쪽이 대화로 곧장 들어설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대이란 추가 제재 방침과 함께 ‘새로운 이란 핵합의’ 체결을 주장했지만, ‘선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이란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나 대리 세력의 국지적 무력 행동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긴장이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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