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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0 08:41 수정 : 2020.01.10 16:29

2019년 9월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촬영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 AFP 연합뉴스

트럼프 “누군가 실수했을 수도, 의심 갖고 있어”…미·이란 갈등 또 불씨 되나
‘63명 희생’ 캐나다 트뤼도 “미사일에 격추 증거…고의는 아닌듯”

2019년 9월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촬영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 AFP 연합뉴스

미국 당국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실수", "의심을 갖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기계적 결함' 때문이었다는 이란측 설명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의 이라크내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 대신 경제제재를 택함에 따라 양국의 무력충돌 위기는 일단 봉합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원인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미·이란 관계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CNN방송은 정보 사항에 정통한 당국자발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분석가들은 이란의 관련 레이다 신호 자료를 발견한 뒤 하루 동안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CNN은 전했다.

국방부 당국자들도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폭스뉴스에 "완전한 비극"이라며 "그들은 그저 다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정부가 이번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가 이란의 우발적 격추로 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미사일의 격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광범위한 위성 자료 검토를 근거로 미 정부가 사고원인에 대해 이란 지대공 미사일의 격추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측 레이다가 미사일 발사 전에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 항공 보잉737-800 여객기를 추적하고 있었다. 열 신호 자료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지대공 미사일 2발의 신호가 감지됐을 때 이륙한 상태였으나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이들 당국자는 이번 여객기 추락이 사고에 따른 것이라는 게 미 당국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하고나서 얼마 안 돼 발생했다. 미 NBC방송도 미 정보 당국자들이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가 실수에 의한 이란 미사일의 격추로 인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비극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반대편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당국의 설명을 염두에 둔 듯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인 이유였다고 말한다"며 "나는 개인적으로 그건 문제조차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나는 나의 의심을 갖고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부연하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의해 피격됐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도 피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76명 가운데 63명이 캐나다 국적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면서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을 수 있다는 게 캐나다 정보당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과 관련,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격)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도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촉구하는 등 양국간에 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져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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