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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03 21:51 수정 : 2019.07.03 22:07

2일 저녁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재판 지원 집회에서 이부영(오른쪽)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조기원 특파원

2일 삿포로고등법원 손배소송 구두변론
‘우에무라 재판을 지원하는 시민의 모임’
홋카이도·도쿄 등지에서 50여명 모여
한국 원로언론인 임재경·이부영씨 참가
“우익 ‘아베 친구들’ 면책 판결은 부당”

2일 저녁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재판 지원 집회에서 이부영(오른쪽)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조기원 특파원
“거대한 적과 싸우고 있는 것 같다.”

2일 저녁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현 <주간금요일> 사장)는 이렇게 말했다. 우에무라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한 인물이다. 앞서 이날 오전 삿포로시고등법원에서 우에무라가 자신의 보도를 “날조”라고 공격한 우익 인사 사쿠라이 요시코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구두변론이 열렸다.

우에무라는 집회에서 최근 발행된 우익 성향 잡지 <하네다>의 기사를 청중들 앞에 펼쳐 보였다. 거기엔 우에무라가 소송을 제기한 우익인사 사쿠라이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담이 실려 있었다. 사쿠라이는 <산케이신문>이 새해에 싣는 ‘신춘 대담’에 아베 총리의 대담 상대 또는 사회자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우에무라는 자신의 보도를 날조라고 공격한 또 다른 우익인사 니시오카 쓰토무 레이타구대 객원교수가 “아베 총리와 사쿠라이는 오래 전부터 동지다”라고 했던 말도 소개했다. 우에무라는 사쿠라이와 니시오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1심에서 패한 상태다. 우에무라는 “아베의 친구들을 면책한 부당한 판결이 나왔었다. 하지만 나는 꺾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에무라의 보도가 우익들의 본격적 공격 대상이 된 것은 무려 23년이나 지난 2014년께부터다.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각’을 외치며 집권한 아베 정부는 그때 역사수정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아베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검증한다며 흠집을 냈다. 아베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와 우익들의 우에무라 공격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는 셈이다.

우에무라 다카시(가운데) 전 기자와 임재경(왼쪽) <한겨레> 초대 부사장, 이부영(오른쪽) 전 의원이 2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고등재판소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조기원 특파원
이날 집회에 참석한 동아투위 해직언론인 이부영 전 의원(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우에무라가 억울하게 당하는 이유는 과거 일본 역대 총리와 관방장관의 (식민지 지배 관련) 사과를 아베 정부가 뒤집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한국인들은 식민 통치의 억압을 시정하는 일만을 하려 했지 옳은 일들을 하려는 일본인들의 노력에 관해 관심이 부족했다. 우리와 함께 싸워온 일본인들이 얼마나 불이익을 당하고 소외당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일본 헌법 9조’(평화헌법 9조)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는 운동을 한국에서 전개했던 일도 소개했다.

2일 저녁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우에무라 다카시 <주간금요일> 사장 재판 관련 집회에서 임재경(오른쪽) 전 <한겨레>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조기원 특파원
임재경 <한겨레> 초대 부사장도 2일 재판 뒤 우에무라에 대한 공격이 겉모습은 “우익 테러”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권력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우에무라 재판을 지원하는 시민의 모임’이 주최했으며 홋카이도뿐 아니라 도쿄에서 온 이들을 포함해서 시민 50명 이상이 참석했다.

삿포로/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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