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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9 16:34 수정 : 2019.09.09 20:12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AP 연합뉴스

사이카와 닛산 사장 인센티브 행사일 늦췄다 폭로 나와
곤 전 회장 비판 앞장섰으나 비슷한 의혹 제기에 궁지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AP 연합뉴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에 대한 비판의 선봉에 섰던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곤 전 회장의 보수 축소 신고 혐의에 대해 비판했던 사이카와 사장 본인도 부당하게 많은 보수를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이카와 사장은 9일 아침 일본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할 것을 하고 가능한 한 빨리 바통을 넘기는 것은 이전부터 해왔던 일”이라며 물러날 뜻이 있음을 밝혔다. <교토통신>은 이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사이카와 사장이 닛산 간부 여러 명에게 사임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임 시기와 후임은 미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사이카와 사장이 사임까지 몰린 직접적 계기는 <문예춘추> 7월호에 실린 폭로 기사였다. 사이카와 사장이 자사주의 시장가액에 연동해 보수로 현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주식증가차액청구권(SAR)의 행사일이 확정됐음에도 주가 인상 혜택을 보기 위해서 행사일을 일주일가량 늦춰 4700만엔(5억2396만원)가량을 보수로 더 챙겼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폭로한 미국인 변호사 그레그 켈리 전 닛산 대표이사는 곤 전 회장과 함께 보수 축소 신고 혐의로 체포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나 있다.

사이카와 사장은 곤 전 회장의 보수 축소 신고 의혹에 대해 “뒤에서 이런 중대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해왔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난해 11월 19일 곤 전 회장이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일본 검찰에 전격 체포되자 그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곤 전 회장을 정면 비판했고, 당시 기자회견에서는 “쿠데타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그런 사이카와 사장에게도 비슷한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사이카와 사장이 사임을 결심한 또다른 배경으로는 닛산의 실적 악화가 꼽힌다. 닛산은 올해 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8.5% 감소한 약 16억엔에 그쳤다고 지난 7월 발표한 바 있다. 판매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였다. 닛산은 전 세계 종업원 10%에 해당하는 1만2000여명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장이 보수를 부당하게 많이 받았다는 의혹은 더욱 닛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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