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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5 17:06 수정 : 2005.01.05 17:06

영동고속도로에만 교통을 의존하는 점이 평창 겨울철 올림픽 유치의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동서고속철도, 제2영동고속도로 등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강원도 혼자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럴 때 국가가 나서 줘야 한다.

평창은 강원도의 조그마한 산골 마을이다. 2014년 겨울 올림픽을 위한 국내 후보지로 결정된 것은 평창군의 힘 외에 결집된 강원도의 힘으로 가능했다. 이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마지막 결정에서 승리하려면 강원도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한민국의 하나된 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극심한 내수 침체와 투자 기피 현상으로 우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점에 동계 올림픽을 유치할 경우 국가 재도약의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유치 확률이 높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평창은 겨울 스포츠의 낙원으로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다만,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숙박시설과 접근성이다. 앞으로 강원도는 평창에 피스밸리 조성을 통해 숙박시설과 각종 부대시설을 동계 올림픽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남은 문제는 교통시설 확충에 의한 접근성이다. 설상 경기야 평창에서 치른다 해도 빙상 경기는 원주나 강릉 같은 배후도시에서 진행되어야 하는데, 서울, 원주, 강릉이 영동고속도로 하나에 집중되어 있다. 지금도 주말이면 혼잡으로 불통되고 조금만 눈이 내려도 교통사고로 얼룩지는 영동고속도로에만 교통의 모든 접근성을 의존하는 것은 올림픽 유치의 최대 걸림돌이다. 교통이 잘 돼야 올림픽이 산다.

서울과 부산 축에는 이미 고속전철이 운행되고 있고 얼마 후에는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될 것이다. 국토는 균형발전을 해야 하는데, 고속전철이 남북축에만 편중되어 있다. 지금은 동서고속전철이 필요하다. 서울~강릉 간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5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원주와 평창에 중간역을 세우면, 접근수단 다양화 측면에서 겨울 올림픽은 평창이 거의 따놓은 당상이다. 교통전문가들은 동계 올림픽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동서고속철도, 제2영동고속도로, 남강릉 나들목 등 여러 시설들의 필요성을 조언하지만, 강원도 혼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럴 때, 국가가 나서 줘야 한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지역사업 수준에서 준비하면 백전백패다. 국가적 사업이 되어야 한다.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의 겨울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2014년은 놓칠 수 없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준비 없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강원도에 투자될 장기 교통계획이라면 동계 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조기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개최지를 결정할 2007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까지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솔직히 지난 2년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이번에도 프레젠테이션, 말잔치, 로비로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다. 이제부터 진정한 준비는 가시적이고 유형적인 인프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수레바퀴는 이미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견인 구실을 마다고 걸림돌 치우는 일에 게을리 한다면 또 한번의 패배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국민은 유능한 국가를 원한다.

홍창의/관동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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