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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2 16:44 수정 : 2005.03.02 16:44

지방자치를 본격 시행한 지 10년이 된 지금, 할 일은 행정구역 혁신이다. 16곳 광역지자체를 없애고 234곳의 자치구를 60여곳 내외로 통합하는 방안이 적절하다. 이런 개편은 지역감정을 해결할 수 있다.

참여정부의 국정 최우선 과제는 지방분권으로 대표되는 국가 균형발전이다. 의욕적으로 출발한 행정수도 이전은 ‘헌재 발’ 역풍으로 좌초되었고,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행정도시마저도 야당의 끈질긴 책동에 발목잡힌 채, 말로만 균형발전이라는 속 빈 강정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의 지방자치는 내·외부적 의식의 빈곤 속에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초기지보다 지방자치 무력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방분권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여 중앙 정부와 지자체 사이 권한 이양도 존재한다. 미흡할지라도 예산집행, 공무원 임용절차, 역내 산업추진 등 중앙 정부의 지방살리기 노력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이 서민들에게 직접 체감되지 않는 것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것이 지방 분권화 정책이다. 부어도 부어도 물이 차지 않는 ‘지방 분권의 독’ 속에 구멍을 찾아 이제 그것을 공론화해야 한다.

바로 그 구멍은 600년 동안 한반도를 산맥과 강 따위로 구분한 3단 계층의 행정구역이다. 지방자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 10년이 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행정구역 일대 혁신’으로 명명된 행정계층의 2단화 또는 단층화다.

첫째, 이러한 행정구역의 개편은 무엇보다도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감정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16개 광역지자체는 지방선거에서 지역감정이라는 악귀에 홀려 지역구도를 고착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 대결이라는 정치 교과서적 원리가 발 붙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 16곳 광역지자체를 없애고 234곳의 자치구를 60여곳 내외로 통합하는 방안은 매우 적절하다.

둘째, 절차의 간소화를 동반한 예산 낭비를 억제할 수 있다. 현재의 3단 계층은 중앙 정부에서 자치구까지의 정책 순환 과정에서 광역 지차체가 중개무역을 하고 있어 ‘수수료’를 치르는 실정이다. 이런 중개무역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시간적 비용을 추가적으로 들게 한다. 다시 말해, 정책집행 과정에서의 예산과 정책집행 적기를 놓친다는 폐단을 안고 있는 현재 3단 계층의 행정구역은 우리가 갈구해 마지 않는 효율성 사회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셋째, 행정구역 개편의 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의 중앙당의 분리가 필요하다. 곧, 지방선거를 당적 없이 입후보 등록을 통해 치러지는 현재 구의원 선거방식으로 치러야 한다. 그렇게 하여, 반드시 유권자가 자기 지역에 적합한 인물을 정당에 구애받지 않고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60여 통합 자치구가 신설되면 이 통합 자치구의 대표를 선출하여 장관급에 준하는 중앙 정부 차원의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앙 정부의 권한 이양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를 통해 2층 구조의 행정구역 개편이 지방 살리기에 가져다 줄 열매의 당도는 배가될 것이다.


현재의 3단 계층의 행정구역은 2단 계층 또는 단층제로 재편되어야 한다. 값비싼 수선료를 내고도 옷이 몸에 맞지 않는다면 새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이 간단한 원리를 지적해야 할 만큼 우리 사회는 어리석지 않다. 이제 새 옷을 입자.

송진영/동아대학교 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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