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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6 18:22 수정 : 2019.08.26 20:15

백다례
혁신도시사회문화연구소 소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7일 한국전력 본사까지 방문해 한전공대 설립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것도 전남 나주까지 직접 내려와서 발표를 했다. 아마도 혁신도시가 조성돼 있는 빛가람동 내 한전 본사만 왔다 간 모양이다. 나주 시민들은 언론에 난 보도를 보고서야 그많은 자한당 의원들이 나주가 아닌 한전 본사를 방문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그 이전에, 이들 중 한명이라도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전남, 그 전남의 5개 시 중 가장 작은 소도시 나주에 와 본 적이나 있었을까? 2017년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축소도시로 선정된 전국의 도시 21곳 중의 하나인 나주에 대해, 1970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25년간 무려 절반가량의 인구가 감소해버려 소멸 위기에 처한 나주에 대해, 한전공대 말고 어떤 관심이나 가져본 적이 있었을까? 지역 간 불평등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나주 혁신도시에 대해 이들이 진정 관심을 가진 적이나 있을까? 지난 10년간, 혁신도시를 발판삼아 끝없는 쇠락의 벼랑 끝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지방 국민의 희망과 불안을 그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위의 질문들은 국가의 유지와 번영에 관한 문제이자, 나주와 같은 대다수 지방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것들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도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됐고 중소 지방도시들 중 상당수는 이미 소멸예정지역으로 선정돼 있다. 즉 대도시 집중화와 도시 간 불평등 심화로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혁신도시 정책은 지방의 현실을 전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정쟁의 먹잇감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또한 이번 발표는 전국 곳곳에 10개나 조성된 혁신도시 정책에 대한 무지의 극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더욱 비판받아야 한다. 혁신도시 정책은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해 지역거점 도시로서 역할 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런 과제를 안고 있는 혁신도시의 성공 여부는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에 달려 있으며, 이는 관련 기관들이 지리적으로 인접해 상호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기존 여타 대학에 에너지과가 있다며 한전공대 무용론을 주장하고 나서는 우를 범했다.

혁신도시 추진 10년, 보수정권의 무관심과 반대 속에서도 기본적인 도시기반을 완료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혁신도시 구성원들은 여전한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이들 혁신도시는 성공적인 혁신 클러스터 구축 사례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10곳 중 가장 규모가 크며, 모든 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성공모델을 창출해 가고 있다. 그 여정에서 한전공대가 돛을 달아주었다. 그러니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지방 국민의 시름에 한걸음 더 다가와 혁신도시의 동반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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