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해직기간 시작된 순례로 2년여 동안 걸은 나라가 15개국. 인구절벽 시대를 살면서 그나마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지구촌의 젊은이들이 한국에 공부하러 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부터였다. ‘아이 러브 코리아’라고 환호하는 한류 팬뿐 아니라, 각 나라에서 일하러 다녀갔던 사람들을 만나도 한국이 그립다는 얘기를 듣는다. 무엇보다 ‘촛불’이 일구어낸 평화적 민주혁명의 메시지에 더욱 환호하는 식자층들이 있었다. 그 젊은이들을 일단 이 땅에서 가르치게 되면 더 이상 남의 자식이 아니다. 와 있는 학생만 벌써 16만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경제성장의 경험과 정보기술(IT)과 한글과 전통적인 인문정신은 보여줄 수 있겠지만 비리로 가득한 교육의 현장이 우려스럽다. 지난해 봄 5개 대학(동신대, 세한대, 수원대, 영산대, 청암대) 교수들이 재단(학교법인)의 비리를 비호하는 검찰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검찰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확인해보니 시정된 것이 거의 없다. 재단이 임명한 총장의 비리나 재단의 비리가 교육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는데도 제대로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수천억원의 등록금을 쌓아놓기만 해서 학생들에게 환불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수원대의 경우, 몇년간 여러차례 교육부 고발이 있었는데도 검찰은 그 ‘쉬운’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고 도리어 혐의를 경감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전에는 담당 검사가 비리 당사자를 대변하는 듯한 ‘합의 종용’까지 교수들에게 했다. 이런 검찰의 행태를 학생들은 고스란히 알고 있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은 실로 용감무쌍한 기개를 보여주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명하고자 하는 장관 후보를, 국민이 선출한 국회에서 동의를 받고자 하는 과정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절차나 다름없다. 그 절차가 끝나기 전에 검찰이 개입한 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사학비리를 다루는 태도와 큰 차이가 있다. 우리에게도 국립대학 격인 향교와 쌍으로 서원이라는 민립대학이 있었다. 그중 몇몇은 얼마 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방의 유지들이 뜻을 모은 ‘서원’은 소유의 개념이 끼어들 여지도 없이 공동체 모두의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지구촌의 귀감이 될 만한 그런 전통이 있었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경제에 충실한 미국도 그렇다. 150년 전 미국은 모두 사립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23%의 학생만 사립에 다닌다. 공영형 내지는 공립으로 전환되어야 지역사회로부터의 기부가 제대로 들어오고 경영의 자원이 선순환되는 것이다. 그래야 등록금도 낮출 수 있다. 우리는 빈 땅에 설립 인허가 받은 것으로 ‘교주’의 소유재산으로 치부하는 그릇된 인식과, 그 뒷배를 봐준 검찰에 근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부터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이제 한국은 지구촌 모범국이므로. 필자는 기대한다. 이번에 보여준 검찰의 ‘기개’가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고, 그중에서도 사학비리의 척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변신하기를.
왜냐면 |
[왜냐면] ‘사학비리’ 봐준 검찰부터 개혁을 / 이원영 |
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해직기간 시작된 순례로 2년여 동안 걸은 나라가 15개국. 인구절벽 시대를 살면서 그나마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지구촌의 젊은이들이 한국에 공부하러 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부터였다. ‘아이 러브 코리아’라고 환호하는 한류 팬뿐 아니라, 각 나라에서 일하러 다녀갔던 사람들을 만나도 한국이 그립다는 얘기를 듣는다. 무엇보다 ‘촛불’이 일구어낸 평화적 민주혁명의 메시지에 더욱 환호하는 식자층들이 있었다. 그 젊은이들을 일단 이 땅에서 가르치게 되면 더 이상 남의 자식이 아니다. 와 있는 학생만 벌써 16만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경제성장의 경험과 정보기술(IT)과 한글과 전통적인 인문정신은 보여줄 수 있겠지만 비리로 가득한 교육의 현장이 우려스럽다. 지난해 봄 5개 대학(동신대, 세한대, 수원대, 영산대, 청암대) 교수들이 재단(학교법인)의 비리를 비호하는 검찰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검찰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확인해보니 시정된 것이 거의 없다. 재단이 임명한 총장의 비리나 재단의 비리가 교육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는데도 제대로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수천억원의 등록금을 쌓아놓기만 해서 학생들에게 환불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수원대의 경우, 몇년간 여러차례 교육부 고발이 있었는데도 검찰은 그 ‘쉬운’ 압수수색 한번 하지 않고 도리어 혐의를 경감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전에는 담당 검사가 비리 당사자를 대변하는 듯한 ‘합의 종용’까지 교수들에게 했다. 이런 검찰의 행태를 학생들은 고스란히 알고 있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검찰은 실로 용감무쌍한 기개를 보여주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명하고자 하는 장관 후보를, 국민이 선출한 국회에서 동의를 받고자 하는 과정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절차나 다름없다. 그 절차가 끝나기 전에 검찰이 개입한 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사학비리를 다루는 태도와 큰 차이가 있다. 우리에게도 국립대학 격인 향교와 쌍으로 서원이라는 민립대학이 있었다. 그중 몇몇은 얼마 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방의 유지들이 뜻을 모은 ‘서원’은 소유의 개념이 끼어들 여지도 없이 공동체 모두의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지구촌의 귀감이 될 만한 그런 전통이 있었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경제에 충실한 미국도 그렇다. 150년 전 미국은 모두 사립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23%의 학생만 사립에 다닌다. 공영형 내지는 공립으로 전환되어야 지역사회로부터의 기부가 제대로 들어오고 경영의 자원이 선순환되는 것이다. 그래야 등록금도 낮출 수 있다. 우리는 빈 땅에 설립 인허가 받은 것으로 ‘교주’의 소유재산으로 치부하는 그릇된 인식과, 그 뒷배를 봐준 검찰에 근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부터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이제 한국은 지구촌 모범국이므로. 필자는 기대한다. 이번에 보여준 검찰의 ‘기개’가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고, 그중에서도 사학비리의 척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변신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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