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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2 17:45 수정 : 2019.10.02 19:50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연구원·경영학 박사

대한민국의 거대정당은 매일 싸우는 듯 보이지만 실은 끈끈한 동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자신들의 기득권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제 개편과 같은 사안에서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순서를 정해서 한쪽이 안 된다고 했다가 약발이 떨어지면 순서를 바꿔서 또 다른 쪽에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끈다. 정당의 공천제도도 마찬가지다. 대입 전형처럼 수시로 바뀌는 공천제도는 ‘룰’이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낯 뜨겁다. 공천권을 쥔 자들의 입맛에 맞춰 시시때때로 바뀌는데 어찌 ‘룰’이라 하겠는가. 공천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뭔지도 잘 모르고,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꼭두각시가 되고 만다. 이 글은 다른 사회적 이슈로 잊혀져가고 있는 ‘선거법 개정’과 어느 순간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정당별 공천’에 관한 이야기다. 이를 바라보는 청년으로서의 답답한 심정을 전하려고 한다.

건국 이래 최초로, 갈수록 가난해질 세대라고 불리는 2030 청년. 엔(N)포세대가 당연한 것이 되면서 수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고 빼앗기기까지 하는 이들을 위한 정치. 반드시 내년에는 가능해야 한다. 먼저 이를 위해서 흐지부지되어가는 ‘선거제 개편’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통해 사회에서 소외받는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유권자 수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이 내년 총선에는 반드시 정치판에 들어가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개선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제대로 된 청년대표가 정치판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각 정당에서는 공천제도를 제대로 손보아야 한다. 많은 정당이 청년정치인을 선발할 때 ‘공개 오디션’과 같은 형태를 도입한다는 말이 무성하다.

그런데 과연 공개 오디션으로 청년대표를 선발하는 것이 적절할까? 청년은 그저 사회취약계층 혹은 미취업자 등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다. 이보다 더 많은 청년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러한 보통의 다수 청년들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공개 오디션’이라는 장에 선뜻 발을 들일 수 있을까? 그저 공개 오디션이라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취하되 결국에는 보통 청년들의 삶과는 괴리가 있는, 기성 정치판에서 못된 것만 배운 또 그렇고 그런 기성 정치인 키즈를 뽑으려는 것 아닐까?

정치효능감이란 개인이 사회 내 정치과정에서 발휘되는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주관적인 신념으로, 주로 유권자가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을 의미한다. 청년들의 정치효능감은 바닥 수준이다. 이런 감정은 결국 자신이 정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믿게끔 하고 결국 기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순응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에게 여전히 정치에 무관심한 무식한 세대,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세대라는 낙인을 찍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2030 청년들은 촛불이라는 힘으로 가장 큰 권력인 대통령을 탄핵한 유일무이한 세대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과 사회적 변화로 인해 그들의 정치 수준 역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제 그들은 정치의 단순 참여자가 아닌 사회적 감독자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것들’이라고 격하하고 반짝 이벤트나 눈가리기식 대응과 같이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면, 웬만해선 청년들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청년들도, 그리고 기성 정치판도 한번 더 상기하자. 대한민국의 청년은 무려 유권자의 30%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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