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20.01.08 18:42 수정 : 2020.01.09 16:04

안진걸 ㅣ 상지대 초빙교수·TBS TV민생연구소 MC

도대체 정치란 무엇일까요? 교과서에 나와 있는 말은 잘 와닿지 않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쉬운 정의가 또 어디 있을까요? 다만, 이제는 서럽게 울고 난 뒤 눈물을 닦아주는 것을 넘어, 국민들이 피눈물 흘리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과 예산을 펼치는 것, 이것이 참다운 정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는 또 무엇입니까? 이윤을 중심으로 한 기업 활동과 시장의 자유만을 강조하는 경제는 원래 경제의 참뜻과는 거리가 매우 멉니다. 경제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 아닙니까? 세상을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것이 바로 경세제민의 정신이고, 경제라면 마땅히 이윤이나 기업만을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생활하고 활동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경제도 정치도 본질적으로는 민생·민중 중심의 개념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정치도, 경제도 소수 기득권 세력의 독점과 전횡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특혜와 독식으로 부를 쌓아올린 소수가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적폐로, 기득권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변화와 민생민주주의로의 진화를 가로막고, 스스로의 특권과 탐욕을 비호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이들이야말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은 “진짜 기생충”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지금의 사회적 양극화·불평등·민생고의 주범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정치·경제·사회·지역 곳곳에서 “함께 사는 대한민국”, “상생의 민주공화국”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야 하는 것처럼, 그들의 집요한 공작을 뚫고 민생·민중 중심의 사회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서 우리나라는 양극화·불평등·민생고를 해소하는 길로 성큼성큼 나아가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조선일보류와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틈만 나면 경제가 ‘폭망’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경제가 폭망했다는 거짓 선동으로 다음 총선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폭망한 나라에서 1년에 인구의 5분의 3이나 되는 국민들이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다니지는 않을 것이고, 국제 경제기구들로부터 거시경제 지수가 매우 좋은 나라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국 경제가 폭망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변수가 많은 것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그중에서도 서민경제가 여전히 힘들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겠죠.

그렇게 우리는 지금 어떤 상상들 속에서는 유토피아의 미래였던 2020년의 첫 달을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0년 새해는, 그리고 다가올 미래는 ‘기생충’ 같은 세력들의 부당한 지배와 특권이 판을 치는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회변화와 서민경제의 발전을 바라는 모든 세력들은 민생민주주의 노선으로, 경제민주화와 상생의 길로 힘차게 정진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우리 국민들의 삶에서 가장 큰 고통과 부담이 되는 민생고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즉, 민생·복지·교육제도들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다행히 2020년은 2019년에 비해서 몇 가지 의미 있는 개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동수당, 기초연금, 고교 무상교육, 대학교육비 지원, 근로장려세제,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의 중요한 민생·복지·교육제도들이 조금씩일지언정 개선이 되었고,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새로운 제도들도 시행됩니다. 그럼에도 민생·민중의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매우 미흡하고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양극화·불평등·민생고와 경기침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민·중산층·일반 국민들의 소득은 늘리고 동시에 장시간·저임금·저단가 노동으로 힘들게 번 돈이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교통비·이자비 등으로 다 빠져나가는 고약하고 반서민적인 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어 있고, 한국 경제와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챙기고 해결에 더욱더 집중해야 합니다. 소극적인 정부 부처들에만 맡겨놔서는 안 됩니다. 돈이 없는 나라도 아닙니다. 1년 중앙정부 예산만 512조원이 넘고, 지방정부와 공기업들의 예산까지 하면 1년에 사용할 수 있는 공적 자금이 무려 1천조원 안팎에 달할 것입니다.

촛불시민혁명 후 몇 년, 예전보다는 민생·복지·교육제도들이 미흡하거나 더디더라도 점점 개선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민주당·정의당·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는 이 같은 변화와 발전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민생·복지·교육제도들의 개선은 의미가 적진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작금의 심각한 양극화·불평등·민생고를 해소하고 서민경제와 내수경제의 활성화, 그를 통한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를 꾀하는 데에는 대단히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되는대로 빨리 추가적으로 더 획기적인 제도 개선에 더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누구라도 우리나라의 저출생·초고령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잇따른 가족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빈곤 문제가 실로 안타깝다고 탄식하며, 우리나라의 미래와 관련해서 학생·청년·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아동수당 인상, 최저임금 인상, 기초연금 인상, 기초생활보장 확대, 양육·교육비 절감, 대학교육비 지원, 청년·서민들의 주거권 보장, 즉 청년·서민·중산층 국민들에게 가장 큰 고통과 부담이자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는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교통비·이자비 등의 문제 해결에는 부정적인 이율배반과 국민 기만을 우리 사회가 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희들의 새해 소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집권여당 인사들이 이 글을 읽어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