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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1 17:33 수정 : 2019.04.01 20:08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서울 집값, 특히 아파트값이 몇달째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3년간의 광풍이 잦아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의 시장상황이 급상승에 따른 부담감과 거시경제의 부진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임기 초반부터의 강력한 투기대책 효과인지 파악은 어려우나, 여하튼 집값은 어느 정도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가 지금 시점에도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밟아온 역사와 선진국의 경험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1980년대 말 주택가격이 폭등하던 시절이 있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이 조사한 전국 아파트값이 일년에 20~30%씩 폭등했고, 서울 아파트는 1990년 한해에만 37.6%나 상승했다. 미쳤다고 했던 지난해의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13.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던 것이 200만호 입주가 시작된 1991년에 서울 아파트값이 4.5% 하락으로 전환되어 1990년대 내내 안정세를 유지하게 된다. 2000년대에도 주택가격이 폭등했는데 이는 외환위기로 인해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 공급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 집값이란 거시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단순히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공급만으로 설명이 어려운 점이 있긴 하나, 서울 아파트값의 경우 입주 물량이 몰리면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즉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이 가격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다음으로 서울은 정말 집이 부족한가에 대한 진부한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은 최근 가격 폭등이 의미하듯이 절대적으로 주택이 부족하다. 게다가 시민들이 원하는 새 집은 너무나 귀하다. 선진국 대도시들은 일반적으로 공가율, 즉 빈집 비율이 최소 5% 이상은 되어야 안정적이라 평가한다. 이 이하가 되면 위기상황이라 인식하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비상한 정책을 취한다. 얼마 전에 전국적으로 빈집이 120만채가 넘고, 서울에만 빈집이 10만채 정도가 있다고 발표됐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에 빈집이 제일 많다고 조사됐는데 일반인이 생각하는 빈집이 아닌 경우가 많이 포함돼 있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가의 개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의 주택 수를 대략 300만채라 할 경우, 공식 조사된 10만채를 모두 빈집으로 판정하더라도 3% 내외이기 때문에 서울은 아직 집이 많이 부족하다.

서울을 더 고밀 개발을 해서 공급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의견도 제법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가 많다. 최근에 입주하고 있는 위례 신도시의 경우 인구밀도가 헥타르당 156명 정도인데 서울은 이미 167명이다. 그것도 서울에 있는 대규모 산들과 하천의 면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미 초과밀 상태다. 서울은 세계적으로 가장 과밀한 도시에 속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밀도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국제적 기준으로 본다면 서울은 오래전에 콤팩트 시티의 기준을 넘어선 도시다. 과연 시민들이 이러한 도시를 원할까 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재개발 등을 포함한 도시재생을 통한 공급방식도 많이 회자된다. 그러나 도시재생 자체는 주택 공급 효과가 극히 미미하고, 그나마 물량 공급 효과가 있는 재개발과 재건축은 상당수가 답보상태다. 최근 서울시 도시계획 행정을 보면 앞으로도 안정적인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수도권 신규 주택의 상당 부분은 기성 시가지에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에서 공급되었다는 현실을 봐도 그렇다.

해외 연구 중에서 뻔한 얘기이긴 하나 재미난 것이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도시계획 규제를 강력하게 하고, 녹지를 잘 지켜낸 대도시의 경우 쾌적한 환경에 따른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도시는 이제 중산층조차도 살기 힘들 정도로 집값이 올라 고민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반대로 교외 확산과 개발이 비교적 용이하도록 도시계획 제도를 운용한 대도시도 있는데 그 경우에는 집값이 수십년 동안 안정적이었음이 밝혀졌다. 무엇이 옳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집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개발에 수반되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그것도 위헌 판결까지 날 정도의 초고강도 정책을 시행하였음에도 지금까지 효과를 본 것은 대규모 공급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가격안정 효과가 뛰어난 입지에 장기적 안목에서 안정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공급대책의 경우 보기 힘들 정도로 꼼꼼하게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단순한 주택건설 계획이 아니라 수도권의 공간 전체를 고민했다는 점도 그러하고 교통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했다는 점도 그러하다. 게다가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이 기업을 유치하여 자족성을 제고하겠다고까지 하니 계획의 완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라 판단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될 것이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정부 사업들은 변경되거나 지연되기 일쑤였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일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슈 논쟁 - 3기 신도시 조성]

정부가 수도권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할 방침을 밝힌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인천 계양구 테크노밸리,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 하남시 교산, 과천시 과천지구에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경계에서 2㎞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서울과 인접한 지역들이다. 정부는 신도시 조성을 통해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킨다는 취지인데, 과거 신도시 건설 경험으로 볼 때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라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3기 신도시 조성에 대해 각각 반대와 찬성 입장을 가지고 있는 김상조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과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견해를 나란히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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