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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6 17:57 수정 : 2019.08.06 18:54

지난 4일 도쿄에서 일본 시민들이 우리 시민들의 ‘노 아베’ 운동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도쿄에서 일본 시민들이 우리 시민들의 ‘노 아베’ 운동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처 이후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 자발적인 실력행사가 지역과 영역을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 깨어 있는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의사 표시이고 정당한 주권행사임은 물론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두 나라 시민단체들이 연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런 연장선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다만 일부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대응이나 황당한 행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두 나라의 충돌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제부터라도 ‘노 재팬’이 아니라 ‘노 아베’에 초점을 맞추는 등 지혜롭고 성숙한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양쪽 시민단체들로 각각 꾸려진 한국과 일본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광복절인 15일 서울에서 국제평화행진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한 뒤 항의 서명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 공동행동은 이미 지난 3일 옛 일본대사관 앞 촛불문화제에서 “한·일 시민이 손잡고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요구해나가야 한다”는 연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일 시민단체들은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관계 대응방안 비공개 포럼을 열고 원폭 피해자들을 기리는 자리도 마련한다. 종교계 인사들이 공동 시국기도회를 열기로 하는 등 시민들의 연대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이 일본 내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에서 지지하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시민단체 대표의 발언은 경청할 만하다. 그러니 우리 시민들의 활동도 ‘일본 반대’가 아니라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수긍할 만하다.

서울 중구청이 6일 한때 관내에 ‘노 재팬’ 깃발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중단해달라는 국민청원 게시판 글에 1만명 이상 서명하고 ‘노 재팬’과 ‘노 아베’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자 결국 철회했다. 현명한 판단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일본 가면 kopina(코피나)’라고 적힌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도 ‘부적절한 애국 마케팅’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모래 속에 머리 박은 타조’ ‘신쇄국주의’ 운운한 것도 정치공세치고는 과도하다. 일부 개신교 인사와 우익단체들이 ‘한국도 전범’이라거나 ‘문재인 응징’ ‘일본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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