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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8 18:54 수정 : 2019.08.08 19:0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긴급현안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긴급현안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황 대표,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원유철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이 8일 “전술핵 재배치는 당론”이라며 “한국형 핵전력을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정책토론회에서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북한의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 등 핵무장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미 “나토식 핵 공유를 포함한 핵 억지력 강화 적극 검토”를 청와대에 요구했고, 조경태 최고위원은 자체 핵개발 추진까지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공허한 평화만 부르짖을 게 아니고 핵무장을 통해 실질적인 핵 억지력을 갖추자’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이런 발상이야말로 위험하고 무책임한 ‘안보 포퓰리즘’이다.

핵무장을 통한 억지력 강화는 말만 그럴듯한 공허한 구상이다. 우리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나 핵개발을 공론화하는 순간, 남북은 물론 동북아 전체가 핵 경쟁 도미노에 빠질 수 있다. 당장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비핵화를 압박할 명분이 사라진다. 핵에 핵으로 맞선다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무력화하고, 북한의 핵무장을 정당화시켜줄 뿐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이미 막강한 핵전력을 갖춘 중국과 러시아도 맞대응에 나설 게 자명하다. 과거 미국이 한국에 지대지미사일 등 1천여기에 가까운 전술핵을 배치했을 때 소련과 중국도 이에 맞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산둥반도에 한반도를 겨냥한 핵전력을 집중 배치했다.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할 가능성도 크다. 전쟁 가능 국가를 꿈꾸는 아베 일본 총리의 야망을 합리화할 명분만 주게 된다. 미국은 전술핵 배치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한국에 전가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북핵 위기 때면 어김없이 전술핵 재배치 등 핵무장론을 제기했다. 2017년엔 홍준표 대표가 전술핵 재배치를 공론화하고, 방미단까지 꾸려 미국에 재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무책임한 안보 포퓰리즘으로는 결코 북핵 등 안보 위협을 해소할 수 없다. 1991년 12월 노태우 대통령이 단 한 기의 핵도 없다고 선언했던 한반도를 다시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핵전쟁 위험지대’로 만들어선 안 된다. 자유한국당은 위험천만한 핵무장론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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