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9 18:26
수정 : 2019.08.09 19:09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입장을 말한 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조국 법무 지명, ‘검찰개혁’ 의지 표명
‘검찰 정치적 중립’ 우려 유념하기를
외교안보 유임, 현안 능동 대처해야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서 입장을 말한 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장관급 인사 8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개혁성과 전문성을 갖춘 학자와 관료 출신을 대거 배치한 ‘실무형 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이들을 지명함으로써 안정감과 중량감을 갖춘 무난한 인선으로 보이나, 세대교체나 참신한 인물 발탁 등 과감한 인선을 통한 분위기 쇄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3월에 이어 5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개각으로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이 사실상 완성된 만큼, 새 내각은 심기일전해 국정을 다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무역·환율 전쟁 등 나라 안팎으로 위중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내각이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여러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이번 개편의 초점은 뭐라 해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라고 할 수 있다. 조 후보자는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검찰개혁의 밑그림을 그려왔다는 점에서, 개혁 완수를 위해선 더 나은 인물을 찾기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은 나름 일리가 있다. 조 후보자 지명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곧바로 자리를 옮기는 데 따른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지금껏 이런 사례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권재진씨가 유일했고,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법 집행의 불편부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을 추진한 조 전 수석을 임명하는 것은 검찰 장악에 이어 청와대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가 한-일 갈등 와중에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친일파’ 논란 등을 제기한 것도 야당에선 부적격 사유로 들고 있다.
조 후보는 앞으로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설득력 없음을 증명하길 바란다. 엄정한 법 집행과 원칙 있는 검찰개혁,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개편에서 외교안보라인이 유임되고 주미대사만 교체된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해 야당에선 한-일 갈등 악화나 북한 목선 사건 등의 책임을 물어 교체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강 장관의 경우 부처 장악력이나 현안 대처 능력, 정 장관에 대해선 업무능력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에 유임된 만큼, 비판을 뛰어넘어 난마처럼 얽힌 각종 현안들에 더욱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