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3 19:23
수정 : 2019.08.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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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편성 관련 당정협의를 열었다. 왼쪽부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 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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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편성 관련 당정협의를 열었다. 왼쪽부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 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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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13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확장적 기조로 편성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불가피하다.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라는 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까지 겹쳤다. 대내외 여건 악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다.
당정협의에서 민주당은 내년 예산 규모를 최대 530조원까지 늘릴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올해 본예산 470조원과 비교해 12.8%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가더라도 내년 예산 증가율을 올해 수준인 9.5% 이내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야당과 언론은 재정지출 확대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켜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게 될 것이라며 반대한다. 또 올해와 내년은 지난 2년과 같은 초과 세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늘릴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간 부문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의 확장적 재정 운영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소비·고용·투자를 늘릴 수 있다면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세수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도 근시안적 태도다.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확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5.9%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개편하면서 기존의 38.2%에서 더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10.5%에 한참 못 미친다. 미국은 110%, 프랑스는 122%, 일본은 234%다. 또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 덕분에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도 줄었다. 국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국내총생산의 3%에 육박했던 국채 이자 비용이 지난해 1%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다만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과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쓰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경기 부양을 위한 단기 대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우리 산업 구조를 과감하게 개편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타격을 입는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또 이참에 예산 규모에 비해 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낭비적 요인도 제거해야 한다. 이런 준비와 노력 없이 예산만 늘리면 세금 낭비를 부르고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정부·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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