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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6 18:32 수정 : 2019.10.06 18:53

북-미 실무협상 북측 단장인 김명길 북한 수석대표가 5일 스톡홀름 북한대사관 앞에서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 북측 단장인 김명길 북한 수석대표가 5일 스톡홀름 북한대사관 앞에서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일 열린 북-미 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7개월의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안타까움도 크다.

협상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북한 측 단장인 김명길 수석대표가 미국의 “구태의연한 태도”를 비판하며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새로운 계산법’을, 미국은 ‘새로운 방법’을 언급하며 양쪽이 장기 교착 상태인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북핵 폐기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주장해온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주장해온 북한이 평행선을 그으면서 북한이 불쾌감을 드러낸 채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협상에 적극성을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았고, 내년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어렵게 마련된 북-미 실무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그런데도 북-미 양쪽이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다. 북한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위한 본격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며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 이후 자신들의 조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처를 압박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도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의 초청을 미국 대표단은 수락했다”고 말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체제 보장과 비핵화 상응 조처에 대해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고, 미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면서 대북 제재 등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한 비핵화 과정을 고려할 때 양쪽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비핵화 없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역시 북한에 일방적 무장해제를 주장하는 방식으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회동 등으로 이어온 북핵 협상 자체를 미궁에 빠뜨려선 안 된다. 북-미 모두 조금씩 거리를 좁히고,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만나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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