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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7 20:10 수정 : 2019.10.07 20:13

지난달 11일 청년전태일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달 11일 청년전태일 회원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와 여당이 다음달 대학 입시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부모의 경제·사회적 지위의 대물림 통로가 된 교육 현실을 바꾸려면 입시 변경만으론 안 된다는 인식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딸 논란이 촉발한 ‘교육불평등 해소’라는 과제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제도의 변경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당정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목소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15명에게 물은 조사를 보면, 이른바 ‘특권 대물림 교육’에 공감한다는 대답이 84.2%, 비공감 13.4%, 잘 모름은 2.4%로 나타났다. 이런 교육 현실 해소가 대입제도 개편으로 충분한가라는 질문엔 ‘불충분하다’가 51.8%로 절반을 넘겼다. 충분하다는 답은 28.7%였다. ‘공정성’의 의미를 형식적 기회의 문제로 축소하는 일부 시각과 달리, 제도 자체에 내재된 불평등한 현실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얘기다. 응답자들이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이나 대학서열화·고교서열화 해소 같은 구조적 개혁 방안에 높은 비율로 찬성한 것도 강도 높은 ‘인위적’ 개입 없이 현실을 바꾸기 힘들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정부는 학종 비율이 높은 13개 대학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자소서 폐지까지 검토하는 등 학종 개혁안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대학의 주관적 요소나 부모의 지위가 작용할 여지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란이 있으면 무조건 없앤다는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학생들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1등만이 아니라 모든 개인을 성장시키는 게 ‘교육의 공정성’이란 큰 방향 아래 고교체제·입시제도 등의 개선 방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달 발표에 모든 구체적인 방안을 담을 순 없어도 최소한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로드맵과 긴급한 처방안이 포함되길 기대한다. 검찰개혁 못지않은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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