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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09 17:57 수정 : 2019.10.10 15:27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가 8일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증권사 직원 김아무개(37)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가 8일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증권사 직원 김아무개(37)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은 김아무개(37)씨가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려 진술 내용이 왜곡보도 된 것 같다는 주장을 폈다. 또 조범동씨를 ‘사기꾼’으로 보면 그림이 단순하다며 정 교수 쪽이 피해자라는 취지로도 말했다. 김씨가 밝힌 여러 주장이 사실이라면 진행 중인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란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김씨는 8일 공개된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조 장관이 평소처럼 일상적인 인사말로 자신에게 “고맙다”고 한 것을 검찰에 진술했는데 “나중에 ‘컴퓨터 교체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기사가 나더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방송>과 인터뷰하고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왔는데 그 내용이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떴다”며 “언론과 검찰이 매우 밀접”하다고 느꼈다고도 했다. 한국방송 쪽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검찰을 통해 확인한 적은 있다”며 “인터뷰 전체를 검찰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취재 과정이었다면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밝혔듯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거의 그대로 보도됐다면 그 유출자는 검찰일 가능성이 크다. 형법에서 금지하는 피의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김씨 주장에 대해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이 특정한 시각에서 편집 후 방송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 방송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편집’ 운운하는 변명으로 회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는 ‘논두렁 시계’ 사건 이후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으나 아무도 처벌받는 이가 없어 10년이 지나도록 악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법무부와 검찰이 경쟁적으로 개혁 방안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생생하게 폭로한 이번 피의사실 공표 사례부터 당장 조사에 나서 엄중 조처해야 마땅하다.

더구나 김씨의 <알릴레오> 인터뷰 사실이 이날 오전 예고된 뒤 김씨가 근무했던 서울 목동 사무소를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압박용’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김씨를 이날 불러 조사한 것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의 시시티브이(CCTV) 검증을 위해 사전 합의된 것이라지만 시점이 공교롭다.

이 수사는 착수 시점부터 부적절했고 과정도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공개된 조범동씨 공소장엔 정 교수의 혐의는 드러나 있지 않다. 자산관리인 김씨는 사모펀드에 대해 “간접투자 형태라 괜찮다”는 청와대의 확인을 거친 뒤 진행된 것이라며 정 교수가 ‘사기꾼’(조범동씨)에게 당한 피해자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횡령 등의 공범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적잖다.

검찰이 애초부터 표적을 정해놓고 먼지털기 수사를 진행하다 결국 짜맞추기로 흘러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수사 전반을 챙기고, 잘못이 있으면 응분의 조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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