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1 18:09
수정 : 2019.10.1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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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준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5월22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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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준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5월22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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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을 별장에서 접대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는 <한겨레>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윤 총장 쪽은 11일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윤씨는 널리 알려진 대로 이른바 ‘김학의 성접대 사건’의 당사자다. 검찰과거사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은 지난 5월 윤씨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뇌물 등 혐의로 구속했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는 이후 추가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윤씨의 검찰 고위층 상대 로비 의혹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 총장의 실명이 공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겨레21> 취재에 따르면,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조사단)이 지난해 말부터 ‘김학의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2013년 수사 기록에 포함된 윤씨의 전화번호부 등을 재검토하면서 윤 총장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어 윤씨를 불러, 과거 다른 이의 소개로 윤 총장을 봤고 별장에도 온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사단이 적극적인 수사를 펴지 않았다는 게 <한겨레21> 보도의 핵심 취지다.
이에 대해 윤 총장 쪽은 대변인실을 통해 “윤씨와 전혀 면식조차 없다. 당연히 그 장소(별장)에 간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수사단장을 맡았던 여환섭 현 대구지검장은 언론을 통해 “과거사위 조사위원 중 한 명이 윤중천과 차를 마시며 작성한 면담보고서에 지나가며 (윤 총장을) 언급한 것처럼 적혀 있었다”며 “수사단에서 윤씨에게 ‘윤 총장 아느냐’고 물으니 모를뿐더러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애초 윤씨가 윤 총장 얘기를 과장한 것인지, 아니면 수사할 조짐이 보이자 꼬리를 내린 것인지 지금으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윤씨 진술의 진위와 관계없이 의문은 남는다. 당시 조사단은 다이어리 등에서 거론된 이름 등을 놓고 윤씨를 면담한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단이 이를 토대로 의지를 갖고 검찰 고위인사들을 수사하려 한 것 같지는 않다. 별장 방문의 진위를 가리려면 우선 대검이 보관 중인 관련 기록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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